남편과의 동네 한바퀴
주말에 아들부부가 온다고 하니 남편이 일찍부터 김치를 담궜다.
전원주택에서 이르게 난 배추 두 포기 가져왔었는데 부족하니 마트에 일부러 더 사러 가서 만들었다.
아들 부부가 생기니 지극정성이다. ㅎㅎㅎ
꽃게도 한 상자 사다가 장조림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각자의 약속으로 돌아가고 오늘은 남편과 둘이 보내는 시간
왠일로 남편이 동네 한바퀴 돌자고 한다.
전원주택에서는 잘 움직이지만 집에서는 쇼파를 벗어나지 않는 체질인데 말이다. ㅋ
하늘이 참으로 아름답고 바람이 고운 날이다.
마음이 정화가 된다.
한 달 전에 막내 동생과 말다툼을 한 후, 몸이 아팠었다.
사실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는데 한마디 사과도 없이 엄마49재를 지내고, 아들 결혼까지 얼굴만 보고 끝냈다.
이번 추석 때까지도 한 번도 죄송하다는 말도 없이 끝났다.
내가 저들에게 어떻게 했었는데.... 하는 서운한 마음이 가득하다.
그래도 마음을 바꾸어 아들 통해 인삼도 보내고 과일도 보내주었더니 막내여동생을 통해 영양제만 보냈다. 헉~
다른 동생들한테도 다 서운한 마음이 든다.
추석때면 우리집서 모여 동생들에게 밥도 해주고 맛난 것 있음 뭐든 주고 싶어했다.
사실 나는 큰딸이라는 이유로 항상 큰 짐을 졌었다.
엄마집의 냉장고,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 구입, 쌀, 콩, 김치 등의 농산물까지 내 돈을 쪼개서 사드렸었다.
그것도 고맙다는 소리보다는 필요없다 소리 들어가면서 구입해드렸었다.
그런데 엄마가 돌아가신 후, 1년도 안된 냉장고를 다 버리라고 하지 않나 그후에는 다시 가져가기로 했다 하더니 가져간건지 고맙다는 말 한 디도 없다. 나는 항상 당연히 베푸는 사람?
마침 집도 사겠다는 사람이 있어 다음주에 계약을 하기로 했다.
계약하는데도 한 명도 못 오고 도장만 보내겠다고 한다. 게다가 고맙다는 인사도 없다.
괜시리 무시당하는 느낌도 든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감사하다는 말도 못 듣는 것이 속상하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다 내 마음 같지 않은 것이다.
다 내가 아니기에 생각이 다 다른 것이다. 장미는 장미같아야 하고 국화는 국화같아야 하는 것을,
왜 다르냐고 하면 나만 속상한 것이다.
자식도 그런 것을 하물며 형제에 있어서 어떻게 나랑 같은 마음이기를 바랄 것인가?
나는 나나름대로 살아야 할 듯 하다.
남편이 만두 만들어먹잖다.
그래. 내게 남편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ㅋ
영원한 내편? ㅎㅎㅎ
가을하늘은 정말 아름답다. 어디를 보아도 명품이다.
구름이 있으면 구름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나도 그를 닮아보려고 한다.
지나가는데 나무의 생명력이 시멘트 바닥도 뚫고 있는 것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