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부터 무지외반증으로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발 모양이 변했다.
하이힐은 버렸으나 정장에 매일 운동화만 신을 수 없어 단화를 착용해도 때로는 통증이 온다.
수술을 하게 되면 휴유증도 있을 수 있고 한달은 다리를 쓰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기에
그냥 퇴직후에 생각해보기로 했었다.
무지외반증 발이 주는 신호는 내가 늙어가고 있음을,
신체 기능이 망가져가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알려준다.
지금 이 순간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압박감이 들기도 한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의 젊음을 빨리 즐겨야 한다는 생각도....
아침에 출근을 일찍하는 습관대로 오늘도 학교에 일찍 출근했다.
어제 오랜만에 후배들과 술 한 잔을 한 탓인지 피곤이 가득하다.
오늘은 빨리 교과서를 쓰기 시작하자.
어제까지 교안을 쓰느라 바빴기에 이제부터 빨리 교과서를 써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사무실 앞의 옥상정원에서는 교감선생님께서 열심히 물을 주고 계신다.
생명체를 기르기 위해서는 누군가 고생하시는 분이 계시다.
난 그냥 즐기기만 하는 것으로.....
심은 국화꽃에서 조금씩 꽃이 피기 시작한다.
상긋한 내음이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하자.
꽃 속에 나도 셀카로 찍어본다.
나의 고생하고 있는 발... 무지외반증....
징그럽기도 하지만 나는 이 발을 사랑해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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