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방

쉼표의 시간 속에서

임성숙 2022. 1. 30. 07:45
며칠째 집에서 쉬고 있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는 시간을 가졌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편안한 시간이다.
사람들은 나보고 가만히 있을 타입은 아니라고 퇴직해도 뭔가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렇게 아무것도 안하는 시간도 아주 행복하다. ㅋ
시간적 여유가 나게 되면서 바로 코앞에 닥친 일들에 허덕거리지 않고 주변도 돌아볼 수 있으니...ㅋ
 
 
코로나의 엄청난 확산으로 밖을 나가지 않고 집콕을 하는 사이.
소상인들이 아니더라도 각종 직업이 사라짐에 따른 불평등이 존재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도 가득해진다.
 
 
며칠 전 어떤 분과 지방교육의 불균형에 대해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 분은 수시도 없애야 하고 학력고사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학교만 바라보고 사교육의 힘을 발휘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상류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자유학기제로 인한 학력저하는 지방의 피폐화를 가속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심화되는 내용을 배워야 할 시간에 놀이같은 활동들을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돈낭비, 시간낭비라는 것~
이번에는 고등학교에서 진로를 탐구한다는 명목하에 이루어지는 고교학점제가 
불평등을 얼마나 가속시킬지에 대한 우려가 가득하셨다. 
학생들의 자유로운 선택(?)이라는 미명하에 교사들이 담당해야 하는 과목수와 시간수는 늘어나고
그로 인해 학생들이 시간을 낭비(?)하는 사이, 사교육이 가능한 도시에서는 좀더 견고한 기득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 선생님은 어떻게 변화하셨으면 좋겠어요? 
공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하에 
세상이 변화하고 있는데 사지선다형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지식전달 수업은 올바른 것이 아니지요. 
심화수학을 할 필요가 없는 학생도 같은 교실에서 엎드려 자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까요?
공통으로 배워야 할 내용을 줄이고 나머지는 선택에 따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하는 것이지요. 
 
 
수시로 학생을 선발한다는 것이 교사의 평가를 믿어야 가능하겠지만
모든 학생이 다 소중하게 쓰이는 곳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학력고사로 한 줄로 줄세우던 시대는 학생 숫자가 많아 일부분은 포기할 수도 있었던 때에 가능한 일이지요. 
 
 
교사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회의, 불공정에 대한 울분들이 전해져온다. 
특히 과학과에서는 기본적인 소양이 필요하지만 우선은 재미있다는 해보고 싶다는 접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실험 및 체험활동이 필요한데 실험조교 자체도 없어져버리는 요즘. 
일방적인 교사의 희생만을 바란다는 것은 문제이지요. 
실험조교들을 행정실무사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정규직으로 바꾸는 것까지는 좋아요. 
갑자기 노조가 생기고 본연의 업무만 하겠다는(?) 것으로 바뀌게 되었지요. 
그러다 보니 실험준비 및 정리는 교사 몫으로 돌아갔어요. 
수업 시간이외에 이렇게 일을 많이 해야 하는 실험활동을 하려고 하겠어요?
지금 교실 현장에서는 실험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딱히 결론도 없는 이야기를 1시간도 넘게 통화를 했었다. 
그래도 나는 이렇게 유희처럼 이야기만 하면 되지만.....
우리 학생들의 미래는? 우리 선생님들의 미래는? 우리 나라는?
잘 될거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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