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평년보다 따뜻해서 일찍 봄이 쑥 들어왔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봄비가 하루종일 내리면서 쓸쓸한 느낌이 들게 한다.
아침에는 엄마와의 대화를 마치고(오지 말고 전화통화만을 원하시는 엄마랑 1시간 넘게 이야기 들어드리고)
피곤이 더해져서 한 숨 낮잠을 잤다.
점심은 남편이 미정국수집에서 국수 먹자는 제의에 국수 먹고 홈플러스로...
홈플러스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깜짝 놀랐다.
코로나에 지친 사람들이 갈곳이 마트밖에 없어서 그런지도....ㅋㅋ
통닭도 세일을 해서 백숙용, 닭도리탕용, 그리고 치킨까지 잔뜩 샀다.
딸기, 4월에 있을 워크숍을 위한 간식도 잔뜩 사니 15만원이 후딱 넘어간다.
사온 치킨과 맥주 한 잔으로 남편과 치맥을 즐기며 지나가는 시간을 아쉬워한다.
어제 학교에서 수석교사실 때문에 생물실을 못 쓰게 되었다는 항의에 기분이 나빴었는데
기분을 풀어본다. 내가 언제까지 교사할 것도 아닌데 마음 상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단지 나는 내가 내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다고 생각했기에 마음이 속상했다.
원격선도학교, 온라인 선도학교를 비롯한 계획서 및 우수사례 보고서 등의 보고서 작성도 도왔고
갑작스레 연수해달라고 하면 언제든 나서서 도와주었다.
새학기 연수에서 전입교사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하려고 준비를 했는데 또 빼도 그러려니 했다.
과학시수 정할 때도 준비했던 물리 시수를 포기하고 과학실험과목을 맡을 때도
+1 정원 증으로 인해 물리교사가 들어왔기에 6시간 내외만 가르쳐도 되지만 과학실험 9시간을 가르치려고 했다.
그랬더니 통합과학 1반 3시간과 과학실험을 나누어 맡아달라는 것이다.
한 반을 가르친다는 것은 준비해서 한 반밖에 가르치지 못하게 되므로 제대로 수업을 연구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다른 학교는 1주에 1시간짜리를 여러반 맡아야 하고 실험준비를 매번 해야 하기에 과학실험 맡아주면 고맙다 하던데...
컴퓨터가 잘 안되서 TV를 사달라고 해서 바꾸고 컴도 바꾸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도
컴퓨터가 워낙 잘 되었던 것이라 이야기를 할 때도 이해하려고 했는데....
수석교사실을 주려고 한 공간이 마땅치 않아 생물실의 준비실 한칸을 부여받은 것이었고
1년 반을 단 한 번도 생물실을 쓰는 것을 못 보았기에 생물실에 있던 현미경을 물리실의 준비실로 이동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올해 생물실에서 실험을 하겠다고 물건들을 치워달라는 것이었다.
허걱~ 이제 정리를 다하고 수업연구를 하려던 참인데 갑자기 내가 꾸며놓은 공간을 내놓으라고 하니 ....
수석교사실로 쓰는 것을 반대하려면 초기에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임시로 쓰는 줄 알았다니 내가 새로 부임해오는데 어떻게 임시로 한단 말인가?
화가 나는 마음이 들었지만 작은 일에 마음 상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생각을 한다.
창밖을 내다본다.
봄비에 벚꽃이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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