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날부터 결혼식에 행사에 바쁜 시간을 가졌다.
아픈 엄마에게 가야 하는데 못 가는 것이 마음에 걸려 오후에 갈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갖가지 원망의 전화가 이어진다.
너는 어쩌면 엄마가 아픈데 와서 좀 어떠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의무적으로 한 번 왔다가냐고..
반찬을 해주면 먹지도 않지만 기껏 무나물 해서 써서 못 먹겠다 했더니 해주는 반찬마다 맛없다 했다고 말을 하신다.
네가 동생들까지 못 오게 만들었다는 이야기에서 사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로 이어지는 엄마의 푸념...
아픈 엄마의 이야기이니 그냥 듣고 있어야 하는데 ... 사실 그게 잘 안된다.
속이 터지고 마음이 끓는다.
15년여의 병치례 속에서 부정적인 시야로 힘들어하는 엄마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엄마랑 이야기를 하면 세상이 너무 부정적으로 보여 이야기 나누기가 싫어진다.
의사가 당뇨약을 먹어야 한다고 했는데 안 드신단다.
갈비뼈가 골다공증으로 부러져 있는 상태라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아니란다.
엄마는 병원에 가지 않으시겠단다.
콩팥이 망가져서 더 심하면 혈액투석까지 해야 한다고 조심해야 한다지만 엄마는 아니란다.
엄마가 의사고 엄마가 전부다.
아니 어쩌면 엄마는 그러한 상황들을 다 알고 있기에 더 부정하고 싶은 것인지도...
동네 아주머니 이야기, 간병인 이야기들이 줄줄이 이어지는데
도대체 긍정적인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다 마음에 안 드시는 상황이 이야기 소재의 전부다.
엄마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도 세상에 대해 부정적으로 변화하는 거 같은 느낌이다.
얼굴을 펴고 싶다.
아직 해야 할 일, 도전해야 할 일이 산적해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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