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방

교사 노릇

임성숙 2017. 10. 12. 07:06

 

84년부터 교직생활을 시작했으니 30년도 넘은 시간이 흘렀다.

달인이 되었어도 벌써 되었어야 하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느낀다.

아이들하고의 실갱이가 때로는 버겁다.

나이도 있는데, 더구나 수석교사라는 사람이 아이들하고 이렇게 힘들어하다니, 참내...

수업도 실험을 많이 하는데 실험을 할 때마다 실험도구를 함부로 다루고,

쓰레기를 바닥에 버리는 아이들.

그래서 야단을 치면 다른 것으로 공격하는 아이들.

때로는 교사가 감정노동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빨리 학교를 그만 두어야지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냥 학교를 그만 두어버리기에는 그동안의 내 시간이 너무나 허무해지고 속상해지기도 한다.

30년이 넘는 내가 정성을 쏟은 일들에 대해 포기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어느 반에서는 나름 즐겁게 수업이 되는데 또 어느 반에서는  수업 1시간 1시간이 버겁기도 하다.

수은 온도계를 깨뜨려서 수은 증기가 과학실에 번진다.

우리가 일반 집에서 쓰는 온도계이니 크게 문제가 될 거 같지는 않은데 걱정이 되어 창문, 과학실 문을 활짝 연다.

속이 매쓰겁다는 생각도....

조금 이따 보니 한장에 2만원 하는 시온 스티커를 가지고 종이접기를 하고 있다.

허걱~

나도 모르게 어깨를 손으로 쳤다.

옆에 있는 아이가 어, 폭력교사다. 하고 소리를 지른다.

에궁~

 

나이가 들수록 포용성이 넓어져야 하고 적당히 하는 능력도 늘어야 하는데....

왜 나는 그러지 못할까 하는 자책도 든다.

오늘 수업이 또 있다.

어떻게 학생들을 꼬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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