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성대 동문 등산, 월요일 방과후수업, 화요일 신과수(신나는 과학수업)연구회 워크숍, 수요일 학부모 공개수업, 목요일 경기북과학교육원에서 밤 9시 넘어까지 강의, 금요일에 삼성교육봉사 마지막 행사일 끝나고 나니 6시.
그동안 강사로 고생해주신 송미정팀장님과 저녁식사까지 끝내고 돌아오니 피곤이 몰린다.
중간중간 학생들 자율탐구, 신과수연구회 책자 편집까지 있었으니 초인적인 일정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바쁨이 얼마나 감사한 일들인가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를 감당해주고 있는 내 체력에 감사하고, 뒤바라지해주고 있는 남편과 잘 살아 주고 있는 울 아들
그리고 우리 학교, 우리 선생님, 우리 학생들 감사할 곳이 한 두 사람이 아니다.
때로는 몸이 벅차기는 하다.
하지만 이 바쁨이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 몸 속 곳곳에 쉬지 않고 움직이는 세포들이 다 바쁘게 지내야 삶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주말에는 11월 23-24일에 있을 미래교육박람회를 계획해야 한다.
15년째 병마와 싸우고 있는 엄마 속에서 미래의 내모습을 본다.
자궁암 초기 수술 중에 소변줄을 건드려 평생을 소변주머니를 달고 살아야 한다는 선언 속에서 죽고 싶다고 우시던 엄마.
서울대 병원으로 가서 인공관을 달았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관이 시간이 지나면서 막히게 되고 역류까지 하게 되면서 콩팥이 다 망가지고 있어 다시 병원행...
한쪽은 아예 100% 고장나고, 다른 한 쪽은 50%만 살아있어 더 망가지게 되면 투석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선언.
엄마는 그러한 상황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에 자꾸 의사에 대한 불신이 높아가고
담당의사는 평생 소변주머니 달고 살던지, 투석을 하던지 해야 하는데 그나마 관을 끼고 사는 것이 다행이다는 식의 이야기.
의료기록을 떼어다 의사샘인 친구 딸에게 가져가 해석하게 하였다.
의료기록을 봤더니 정말 심각하기는 하였다.
전에 수술한 내용에 대한 설명이 없어 몰랐었는데....
우선 엄마에게는 방광이 없단다. 소장을 이용해서 방광역할을 하는 주머니를 만든 것이란다.
그 주머니에 소장을 이용한 요관을 만들어 소변을 가도록 한 것이었단다.
방광이 아닌 것이 방광 역할을 하다보니 소변이 역류하기도 하여 콩팥 기능에 이상이 생기게 된 것이고, 그래서 요관을 뚫기 위해 관을 끼우게 된 것이고...
몸 겉에 나온 관을 뺄 수 있는가를 물었더니 지금 준 CT가 최근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그 관으로 관을 끼우기 위해서 끝을 남겨 놓은 것일거라 이야기하였다. 왜냐면 생활하다 그 관이 몸안으로 들어가버리면 그 관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에 관이 막혀도 관을 뚫을 수가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이란다. 지금 현재 엄마에게 들어간 관은 미로처럼 구블구불하게 되어 있어 관의 끝이 찾을 수가 없게 되면 회복이 불가능하게도 되어버린다는 이야기이다.
담당 교수가 그렇게 막말을 하는 이유는 의사들이 지금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소장으로 방광을 만드는 수술을 했지만 지금 관이 막히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시 소장으로 방광을 만들던지 아니면 관에 스탠실관을 끼워 소변이 나가는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란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엄마 나이나 건강상으로 보아 새로 소장으로 방광을 만드는 대 수술은 쉬운 것이 아니므로 현재와 같이 관을 3달에 한 번 갈아 끼우거나 아니면 소변주머니를 달고 살아야 하는 길뿐이란다.
콩팥의 기능이 나빠지면서 다리가 붓고, 생활의 질이 점점 나빠지는 울 엄마.
몸만큼 정신도 피폐해지시고, 삶에 대한 불만, 원망이 많아진다.
엄마랑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머리도 아프고 편치 않아 자꾸 피하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야 전원주택에서 농사지은 농산물들 나르고, 전화받아드리고(?)
매달 생활비 걷어 드리는 정도지만.....
나는 엄마 속에서 미래의 내 모습을 다시 본다.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갈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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