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방

일상 속에서의 감사함

임성숙 2020. 7. 12. 04:36

지난 금요일.

퇴근하려고 5층에 있는 내 사무실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 정전이 되었었다.

갑자기 덜컹 하더니 정지해버린 시간.

비상벨을 누르니 잘 들리지 않는 안내인의 말에 '매원고 엘리베이터에 갇혀있으니 구해달라'고 소리를 쳤다.

네 장소가 매탄동 몇 번지 맞습니까?  하면서 묻고 전화번호를 묻는다.

다급한 가운데 그런 것을 물어야 할까 좀 짜증이 났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매탄동 일대가 정전이 되어 아파트마다 엘리베이터 정전이 여러군데서 있었다고 한다.

덕분에 금방 온다던 사람이 30분이 넘어 40분 정도 되어도 오지 않아 엘리베이터의 좁은 공간에 갇혀 있었다.

그 시간 동안 갖가지 사고의 상상이 되어 문이 열렸을 때, 온몸에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엘리베이터의 줄이 바로 끊어지는 일은 없다고 하지만 혹시나 줄이 끊어져 자유낙하할 경우의 상상까지...

 

그런 사고 후에 바로 공모연수를 운영했으니 정신이 없기는 했었다.

발열체크 온도계를 쓰고 나서 어디에 잘 둔 것도 같은데 하루종일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이틀을 온도계를 찾다가 결국은 새로 샀다.

온도계를 하나만 빌릴 것을 3개나 빌려서 잃어버린 바람에 24만원의 손실을 가져왔었다.

그리고 기말고사 문제를 출제해야 했고 진도를 급하게 나가야 했다.

자율동아리 학생들이 실험하고 싶다는 재료를 구입해주었고 아이들간의 소소한 분쟁도 들어주어야 했다.

정말 정신없는 일주일을 지내고 다시 주말을 맞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빨간신호등에서 서있는데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그렇구나.

지금 내가 살아있구나.

파란 하늘을 보고 깨끗한 공기가 몸에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구나.

새삼 내가 부여받고 있는 많은 것들을 느껴본다.

남편이 전원주택에서 가져온 취나물로 나물을 하고, 맛난 된장찌개 끓여  저녁을 먹는다. 

맛난 수박도 먹고 전원주택표 감자도 에어프라이기에 구워 먹는다.

함께 먹고 즐기는 지금 이 순간의 고마움을 새삼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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