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방

아파트 앞의 벚꽃길

임성숙 2021. 4. 3. 20:38

코로나가 끝나지 않고 2년째 지속되고 있다.

남은 교직기간 열심히 지내고 싶은데 어려운 환경이 된다.

매원고로 전입할 때 마땅한 사무실이 없어서 생물실 옆의 준비실을 개조하여 수석실로 받게 되었다.

빛도 들지 않는 창고방이기는 하지만 생물실이 가까이 있어서 다행이다 생각하였다.


원격선도학교, 온라인디지탈학교 등등의 운영을 도와드리고

열심히 선생님들을 지원하려고 노력하였다고 생각을 하였다.

 

정년까지 남은 시간을 잘 보내자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 그 생물실에서 현미경실험을 해야 한다고 물리실로 이동해달라는 거였다.

1년 2개월간 한 번도 그런 이야기를 안하다가- 실험실 쓰는 것 조차 보지 못했는데- 갑작스레 그런 이야기를 하다니...

물리실은 따로 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구과학실과 같이 쓸뿐만 아니라 수도가 없어서 실험하기 쉽지 않다.
며칠을 논의 끝에 물리실에 수도공사를 하기로 하였다.

그것 때문에 며칠을 교감샘, 생물샘들과 회의를 하느라 시간을 보냈는데 ....

 

그리고 나서 또 수업컨설팅 문제가 생겼다.

수석교사는 수업컨설팅도 해야 하고, 수업도 상시 공개해야 한다.

수업 내용 및 방법도 계속 변화를 가지고 학생들의 배움이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는 입시를 앞둔 과정이기도 하고

교무실 자체가 다 떨어져 있어서 서로 서로 얼굴을 알기 조차 쉽지 않다.
그런데 수업컨설팅을 받으면 성과급에 가산점수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업컨설팅을 받은 분들에게 혜택을 드리기 위해서 결과 보고를 내부결재로 올리게 되었다.

이 결재 과정에서 교감샘께서 수업컨설팅을 받지 않은 샘들에게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컨설팅계획 및 수업참관계획을 세워서 결재를 받아야 한다는 말에 논의를 하느라 시간이 보냈다.

 

수석실을 구걸하고 수석실을 정하고 나서도 업무 자체도 또 계속 설명하고 역할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좀 피곤하다.
그 과정에서 우울감도 온다. 이제 그만 두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되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또 생각한다.

 

주말이면 아픈 엄마를 찾아뵈어야 하는 것도 큰 일 중의 하나다.

아들도 결혼시켜야 하는데 아파트는 전세도 왜이렇게 비싼지...

집을 나서는데 비까지 내려 갑자기 우울해지려고 했다.

그런데 우리 아파트 앞에서 아름다운 꽃 바람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꽃에 눈을 두려고 비내리는 아파트 앞을 나갔다.

 

 

 

엄마네 집에 가서  떡볶이 주문해 먹는데 주문 음식에 손편지가 들어있어 놀랐다. ㅋ

참 먹고 살기 힘들기는 하다. ㅎㅎ

나는 어려운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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