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더운 여름.
피로해지기 쉽고 의욕도 잃어버리기 쉬운 시간이다.
그러나 이 뜨거운 열기는 맛난 열매를 익게 하고 또 그 뒤의 시원한 가을의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성대 한마음회 선배인 보성언니와 미리 언니, 그리고 중학동창 순희와 전원주택에서 1박2일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이 여름이 더 의미가 있어진다.
4명 집합금지 규정을 지킨 4명이 일산, 광화문, 세검정 등 먼곳에서부터 수원에 있는 우리집에 모였다.
시원한 에어컨 속의 수원 집에서 수다삼매경을 보낸 후, 근처의 오리하우스에서 만난 오리구이를 먹었다.
이번 여름에 몇 번 갔던 곳이긴 한데 또 가도 좋은 곳이다. 값도 착하고...
점심 먹고 강원도의 일정을 시작....
전원주택은 여전히 태양이 이글거리기는 하지만 한풀 꺾어진 시원함이 준비되어 있다.
멧돼지에 의해 초토화된 고구마밭을 보고 황당해지기는 했지만 그도 어쩌겠는가?
대신 복숭아, 방울토마토, 오이고추, 자두, 가지 등의 갖가지 과일등이 우리를 기다린다.
뜨거운 햇살에도 농촌체험도 하고 맛난 과일도 먹어본다.
서울로 강의를 갔다가 우리 저녁을 준비해주려고 와준 남편이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전원주택 근처의 대법사에 갔다.
대법사에는 마침 백중 영가법회를 알리고 있었다.
큰 스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엄마의 영가가 편히 쉴 수 있는 기도를 부탁드렸다.
80이 넘으셨지만 아직도 도량 농사도 하시고 기도도 하시니 힘드시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맑은 모습이 보기 좋으시다.
언니들과 대법사 도량을 돌아보면서 삶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사람마다 들여다 보면 문제 없는 사람도 없고 또 불성이 없는 사람도 없다.
각자의 장점에 눈을 주고 사랑을 주는 가운데 우리 삶이 행복으로 가는 것이다.
밤에는 바베큐에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오원리의 공기를 몸으로 느낀다.
이 더위에도 서늘한 느낌까지 드는 오원리. 이 곳에 있음이 감사한 일이다.
남편이 구워주는 고기, 내가 만든 가지나물과 된장찌개, 자연이 준 오이고추, 과일 등....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의 대화.....
밤에는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와서 걱정이 되었었다.
그러나 아침이 되자 맑은 하늘이 우리를 기다려주었다.
동네 한바퀴 돌아보고 남편표 닭도리탕에 찌개를 또 맛나게 먹었다.
언니들이 성숙이는 전생에 나라를 몇 번 구했나 보다 라는 칭찬(?)을 들어가면서
또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
원래는 전원주택 돌아보기가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지만
아쉬운 마음에 치악산을 가기로 한다.
덥지 않을까 했는데 무성한 이파리들로 만드는 그늘이 오히려 서늘함까지 느껴진다.
시원한 계곡물을 군데군데 개방해주어 물도 만져본다.
부드럽지만 단단한 바위를 뚫고 지나가는 물.
또 그 물을 느끼며 내 삶의 흐름을 생각한다.
치악산 구룡사에서도 영가법회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법당에 가서 삼 배 한 번 올린다.
엄마, 좋은 곳에서 편하게 즐기시기를 바래요.
부정적인 면 말고 세상의 좋은 것들을 보시면서 행복하시기를......
늦은 점심을 카페 아마떼에서 가졌다.
젊은 시절(?) 문학동호회에서 시 쓰고 작곡하고 노래부르는 모임에서 만났던 김훈 가수님(본명 김성봉)이 퇴임(?)하며
운영하고 있는 브런치 카페이다.
코로나로 인해 카페에는 우리 셋뿐이다. ( 순희는 약속이 있어 아침까지만...)
가수 3명이 돌아가면서 라이브 공연을 해주신다.
호사를 하는 기분이다.
고르곤 졸라 피자, 팥빙수, 그리고 감자라면까지 맛나게 먹었다.
수원으로 돌아오는 길에 횡성장까지 구경하는 것으로 이번 여행을 마감한다.
돌아오는 길은 휴가철이라 그런지 차도 막히고 길도 헷갈려 좀 돌았다.
거기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결론은!!!
2021년의 아름다운 추억이 쌓이는 것을 느끼는 시간이었다는 것.
이 순간순간을 정말 감사하고 즐기는 시간을 만들면서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전원주택에 오신 두 언니.
우리 집 앞마당 같은 우리 앞집. 잔디를 키우셔서 아름답기는 하지. ㅎㅎ
전원주택의 과일들은 예쁘지는 않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여진다.
항상 예쁜 내친구, 순희
대법사에서 내려다보이는 자연과 함께 한 장 인증샷~
큰 스님께서 자신의 법문을 방송에서 방영한다고 보라고 광고용지를 주신다.
그러고 보니 영가법회를 하고 있었다.
스님. 저희 어머님도 좋은 곳에 가라고 축원해주세요.
큰 스님이 아들 소식도 물으시면서 다음에 꼭 알려달라고 하신다.
여름밤은 낭만이 있다.
뜨거운 도심과 달리 시원한 바람이 부는 마당에서 숯불 고기 파티를....ㅎㅎ
밤에는 억수같이 내린 비.
창문을 열어놓은 차 땜시 밤잠을 설쳐 피곤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개운하다.
산의 정기를 받은 탓인지...
우리 집 바로 옆 작은 개울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소리도 이쁘다.
아침 먹기 전의 산책에서 만난 칡넝쿨과 꽃향기
다른 식물들을 무참히 희생하면서 생명력을 이어가는 숙명이 슬프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강인한 생명력은 또다른 생각을 하게 한다.
꽃향기는 마치 라일락 향기처럼 마음을 유혹한다.
아침 먹고 수다를 떤 후에는 우리는 치악산을 가기로....
가는 길에 옻칠기 박물관도 들렸는데 코로나로 휴관중...
그래도 가는 길 내내 아름다운 경관이 눈을 즐겁게 한다.
사찰 입구에는 어디나 그 절을 지키는 사천대왕이 있다.
어렸을 적에는 무섭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 보니 표정들이 귀엽다.
치악산을 다녀온 후, 김성봉 선생님네 카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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