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공모연수가 시작이다.
6월10일, 12일, 19일 7월10일에 걸쳐 15시간 연수이다.
우리 연구회가 매달 워크숍이 있어서 그 워크숍을 연수시간으로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연수이다.
그러나 연수시간으로 넣다보니 제출해야 할 서류가 참 많다.
더구나 개인적으로 날로 쇠약해지고 계시는데 하루라도 시간되면 가봐야 하는데...
밤에 오늘 실시할 오리엔테이션 pt를 작성하는데 가족방에서 계속 카톡이 울린다.
오후 간병인이 마음에 안든다고 또 나가라고 소리치셨다는 이야기,
새로 오시기로 한 오전 간병인이 도저히 못하겠다고 하셔서 당장 내일 못오신다는 이야기,
다행히 이전 간병인이 사람 구할 때까지만 봐주시겠다는 이야기.
그 와중에 간신히 pt를 작성하고 난 탓인지 머리도 아프고 몸이 많이 무겁기는 하다.
그래도 이렇게 할 수 있음을 감사하려고 한다.
힘들기는 하지만 동생들이 일을 나누고 있고 또 아직 내가 필요로 하는 곳이 있어 불려다니니....
근처 사는 공무원하는 동생이 새벽이고 밤이고 불려가고 있다.
어제도 새벽에도 불리워가고 한밤중에도 불려가서 가지말라고 손을 붙드셨다는 엄마.
간병인 싫다 네가 와서 돌봐달라........
지금 보니 카톡 올린 시간이 밤 12시다.
이러다 우리 동생들도 다 병이 날까 걱정이다.
벌써 둘째 동생은 몸이 안좋아 병원 다니고 있단다.
20년쯤 엄마가 자궁암으로 아주대학교에서 수술할 때가 떠오른다.
간단하게 끝낼 줄 았던 수술이었는데 소변줄을 달고 집으로 돌아오셨었다.
나는 그때 고3담임을 맡아 정말 정신없을 때였다.
새벽이면 밥과 반찬을 해서 병원으로 날라야 했다.
학교를 퇴근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 다시 식사준비를 해서 병원으로 출근...
하느냐고 했는데도 너 때문에 수원에 와서 수술하는 바람에 망했다고 우시는 엄마.
수원까지 데려와서 나를 병원에 놓아두고 밤에 잠깐 비추냐고 원망을 하셨던 엄마.
그 원망은 인공방광을 만들어 소변주머니를 제거한 후까지 계속 되셨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그때가 행복한 때였다.
이제 나아지시리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우리 전원주택에도 자주 놀러오셔서 쑥도 캐고 나물도 캐는 시간을 가지셨다.
엄마는 이번에도 다시 일어나 일상생활을 하실 수 있을까?
침대에서 벗어나 화장실을 가고 입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 드실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우리는 우리 몸의 고마움을 잊고 산다.
맛난 음식을 만들어 먹고 배설하는 단순한 일이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오늘 연수 pt를 마무리해야지.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과학실 문도 열어야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즐기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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