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간병으로 이틀밤을 보낸 후, 오늘은 아들 보고 할머니 뵈러 오라고 불렀다.
아들, 국현이의 목소리를 듣고 조금 힘이 나신 엄마를 느낀다.
예뻐하시던 손자가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저렇게 이별을 준비하고 있으시다니...
오전을 엄마와 보낸 후, 아들의 집에 오라고 해서 들렀다.
새 아파트에 들어간 지 보름이 다 되어 가는데 어떻게 꾸며졌는지도 궁금해서
아파트를 보고 밥이나 먹기로...
며느리가 다니는 한방병원은 저녁 8시에나 끝나고 송파의 아파트에 도착하면 9시가 다 되기에
생전 밥이나 해먹을까 생각했었는데 우리 부부를 위해 식탁을 차려 놓았다.
인터넷을 뒤져서 처음 요리해보았다는 닭볶음. 단호박찜을 주메뉴로 밥상을 예쁘게 차려주었다.
맛도 있어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삶은 이렇게 사인커브를 그리면서 밝고 어두운 고개를 넘나보다.
엄마 때문에 우울했던 마음이 풀리며 행복해진다.
5년여의 병환 끝에 돌아가셨던 친정 아버지.
시골에 일하시다 돌아가셨던 시아버님.
( 시골 동네 식구들 식사들께 요리하고 대접까지 하느라 5일을 잠못자고 출근후는 밀린 수업까지..)
내자신도 허리디스크로 5년여를 고생하다 수술하며 고생했던 시간.
구완와사로 3년여를 고생했던 남편
그리고 연이어 아프셨던 엄마.
생각해보면 좋은 시간보다는 좋지 않은 시간이 더 많다.
그러나 그렇다고 삶이 검은색으로 그려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틈틈이 행복이 숨어있는 그림처럼 숨어 더 밝게 빛나는 것을 느낀다.
우리 며느님이 준비해주신 점심상....
아파트의 아들 방은 밖의 녹음이 내려다 보이니 일하기는 좋겠다.
그릇이 놓이고 조리기구가 보이니 이제 사람 사는 집 같다.
작은 집에 활개치고 다니는 우리 송이~~
며느님이 강아지 털도 직접 깎아주었단다. ㅋ
우리는 점심 먹고 근처를 한바퀴 산책하기로 했다.
아들의 아파트는 예쁜 아파트이다.
바로 앞에 있는 가락시장에는 과일들이 엄청나게 쌓여있다.
걸어온 탓에 물건을 사가는 것은 엄두 내기 어려웠지만....ㅎ
아파트 옆에 있는 설빙에서 팥빙수 먹기로...
맛난 팥빙수 두 개 사서 나누어 먹는다. 달콤하다.
2박3일간의 병원에서의 시간후라 꾀죄죄한데 아들이 인증샷을 찍어준다. ㅋ
예쁜 우리 며느님과 함께라서 다 좋다. ㅎ
지금 이 순간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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