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째 동생이 엄마를 돌본다고 해서 집에서 있었다.
요양병원 출입은 두 명 이상 불가능하다.
그것도 우리가 병실을 5개 병상을 다 빌린 가족 병실이기에 가능한 숫자이다.
그래서 동생들도 엄마랑 교대로 대화를 나누게 하기 위해 나는 집에 머물고 있다 .
온몸이 두드려 맞은 듯 기운이 없다.
특별히 한 일도 없는데도 신경쓰는 자체가 힘든 것일까?
잠을 조금 자려고 누웠는데 잠도 오지 않는다.
형제들의 카톡방을 통해 엄마 소식을 듣는다.
수건이 필요하다. 석션할 때는 쓰는 관이 필요하다.
병원 밖 출입이 불가하니 도시락을 싸다달라. 등등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엄마 혈압이 지금 현재 위험하다. 안정되었다. 100, 80의 정상혈압까지 유지했다.
심박수가 너무 높다. 폐혈증 증세인 것인지 피가 섞여 나온다 등등....
기도삽관으로 인해 말을 할 수 없어 1, 0(응, 아니)의 대화법으로 엄마와 이야기하는데
오늘 동생은 엄마와 글씨로 대화하는 방법을 시도했다고 한다.
엄마가 쓴 글씨를 보내왔다. 영상통화까지 시도하고 있다.
엄마의 끈질긴 생명력을 느낀다.
동생이 sns에 수다 떤 내용을 통해 엄마를 또 느껴본다.
사랑해
일요일은 내가 병실의 주 간병인이다.
아들과 짝꿍이 코로나 검사를 거쳐 접선하듯 병실에 왔지만 아들은 할머니 몸과 입에 달린 수개의 줄들이 무서운가보다.
간신히 두려움을 달래어 '할머니 사랑해요. 또 올께요.' 하니
말할 수도 없는 엄마의 눈짓이 펜을 찾더니 무언가를 썼다.
수수께끼처럼 고개짓으로 철자를 찾아내니 '사랑해' 이다.
눈물이 왈콱 쏟아진다.
이 상황에서 처음으로 표현한 말이 '사랑해'라니.
셕션에서 피가 섞여 나왔지만 내가 피곤할까봐 엄마는 주무신다.
지금은 새벽 4시.
새날이 밝아 오고 있지만 병실은 고요하다.
동생이 토요일에 공연을 마치고 오자마자 병실에서 쓰고 있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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