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엄마의 요양병원 시간4

임성숙 2021. 7. 16. 06:45

 

엄마가 배설이 잘 안되고 있다.

조금 전부터는 아예 소변이 나오지 않고 있다.

중환자실에서 나올 때 보였던 부종 모습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소변을 빼보기 위해 간호사를 불러 주사기의 수액을 이용하여 관 속에 넣었다 빼본다.

관속의 찌꺼기가 나온다. 이렇게 막혀서 오줌이 나오지 않으면 얼마나 괴롭겠는가?

관 아래의 관을 높이를 낮출 수 있도록 계속 아래를 눌러주고 오줌이 흐르도록 해준다.

오줌이 드디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면서 200까지 치솟던 혈압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목에서 걸그렁걸그렁 소리가 난다.

목안의 가래, 침들이 또 차고 있는 듯...

입안의 삽관안에 석션관을 넣어 석션을 한다. 

엄마가 고개를 절래절래 내젓는다. 엄마, 석션을 하는 것이 너무 괴로와하시는 모습이 힘들다.

석션을 하고 나니 조금 잠이 드신다.

이 시간에 잠을 조금 자두어야 하는데 잠이 들지 않는다.

내 몸도 무리가 되었는지 머리가 뭉텅뭉텅 빠지는 느낌이다.

 

엄마가 아프지만 않게 가셨으면 너무 좋겠다.

 

 

 

동생들에게도 오줌을 빼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간병인이 오줌 빼는 것을 사진 찍는다.

오줌이 내려가는 길의 구배를 낮추기 위해 아래를 손으로 누른다.

소변이 못 빠져나가면 엄마의 배속의 관이 다 터져 그 오물들이 장기를 곪게 할 것이고, 고통이 더 심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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