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엄마와의 요양병원 시간1

임성숙 2021. 7. 3. 03:43

엄마가 고대구로병원 중환자실에서 이동하고 또 이틀이 지났다.

홈벤틀리를 이용한 인공호흡 기도삽관을 한 상태라 말은 못하시지만 그래도 의식이 있으셔서 의사교환은 가능하다.

환자감시장치 모니터에서 알려주는 숫자로 엄마의 상태를 짐작해보건데 그리 오래 남은 시간은 아닌 듯 하다.

낮과 밤이라는 의미도 없이 엄마는 깨어있는 상태와 수면상태를 반복하고 있으시다.

 

5개의 병실을 몽땅 대여하여 우리 가족만 쓸 수 있게 하여 가족 두 명이 교대로 병실을 지키게 해줄 수 있어 

그나마 엄마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 있다.

 

엄마. 깼어요?

지금은 새벽 3시야.

중환자실은 엄마 혼자서 싸워야 해서 여기 엄마와 같이 있을 수 있는 병원으로 이동했어.

처음 올 때 엄마 혈압이 엄청 낮았는데 지금은 좋아졌어. 지금 현재는 80 정도까지 올라왔어.

조금 전 열이 나서 얼음찜질하는 거야.

엄마 혼자 힘으로 호흡이 좀 어려워서 여기 관을 끼고 인공호흡을 하고 있어.

중환자실 인공호흡기보다는 홈 벤틀리가 성능은 좀 못하지만 엄마가 자가호흡을 좀 하실 수 있어서 가능해.

그래도 가래가 자꾸 생겨서 석션을 해주어야 해.

석션 힘들어? 그래도 안 하면 괴로워지니 해야 해.

 

중환자실에서 처음 나올 때 혈액순환이 안되어 엄마의 두 손은 퉁퉁 불어 있었다.

원래 크기의 거의 두 배 정도 될 정도였고 손톱도 거의 검은색이었다.

그런데 손으로 계속 만져주니 색이 돌아오고 붓기도 가라앉았다.

엄마가 내 손을 꼭 잡으신다. 손 바닥에 뭔가 또 쓰고 싶으신데 그냥 또 미끄러지신다.

 

엄마 눈에서 또 눈물이 그렁그렁하시다.

엄마. 속상하지? 엄마가 제일 오기 싫어했던 병원에

그것도 제일 싫어했던 모습으로 있어서.....

그래도 중환자실에 엄마 놔두지 않고 여기 함께 있을 수 있는 곳으로 온 거 잘했지?

엄마가 고개를 끄덕끄덕 하신다.

그래도 엄마랑 이렇게 교감할 수 있어 다행이다.

 

엄마 눈물을 닦아드린다.

엄마 지금 새벽이니 조금 더 주무실래?

불을 좀 꺼드릴까? 끄덕끄덕

불을 끄고 나는 옆에서 컴하고 이야기하고 있다.

 

밤에는 간병인 혼자 어렵겠다는 생각을 한다.

간병인 보고 앞에서 엄마 좀 봐주세요. 하고 조금 쪽잠을 잔 후에

다시 엄마 앞에 앉아서 엄마를 본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 죽는다.

나도 또한 죽을 것이다.

엄마를 보면서 또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엄마는 엄마의 삶을 열심히 사셨다. 그리고 또 하고 싶은대로 삶을 영위하셨다는 생각이다.

그것으로 만족하고 싶다.

 

다시 엄마가 깨어서 눈을 뜨신다.

엄마랑 또 대화를 나누어야 하겠다.

 

지금은 처음 수치보다 수치도 많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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