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오원리

2020가을 맞이 아침 산책

임성숙 2020. 9. 6. 08:30

전원주택에 오면 남편은 아침 일찍부터 농사일을 한다.

작물들이 거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가꾸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풀도 뽑아야 하고, 비료도 주어야 한다.

태풍이 와서 쓰러지면 세워주고 어지러워진 것은 치워야 하는 노동을 필요로 한다.

농산물의 열매를 따서 날라야 하고 그걸 또 나누어주는 기쁨도 되지만 일거리들이 많다.

남편은 그것을 즐기고 있지만 나는 사실 그런 것들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어쩌다 농산물 속에 나오는 벌레 한 마리에도 기겁을 하는 편으로 싫어하는 쪽에 가깝다. 

남편 덕분에 전원주택을 가지게 되었지만 전원주택에 와서도 컴으로 일을 하는 편이다.

그래도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 하는 기간에는 마스크 없이 걸을 수 있는 좋은 혜택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난 탓에 가끔 남편과 산책이나 하고 마트에서 농산물을 사먹으면서 우아하게 즐기고 싶다.

그러나 그런 일들은 내 몫이 아니니 어쩌겠는가?

친구들은 남편과 골프도 치러다니고, 운동도 같이 하고 산책도 한다지만 내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지금 와서 남편을 바꿀 수는 없으니 이에 익숙해져야지. ㅋ

 

남편하고 산책을 하면 좋겠지만 그러지는 못하고 혼자 동네 한바퀴를 걷기로 하여 나섰다.

잘 걷는 편이 아니지만 때론 이렇게 걷는 것도 내 몸과 대화를 하는 좋은 느낌을 받는다.

동네 곳곳에 가을이 스며드는 것을 본다.

대추가 익어가고 있고, 사과가 익어가고 있다.

 

남편이 지난번에 심은 열무에 비료를 주는 것인지, 뭔가를 하고 있다. ㅋ

태풍에도 불구하고 잘 자라고 있는 고구마.

제작년까지 멧돼지에 빼앗겨 울타리 치고 난리를 쳐서 잘 지키고 있다.

 

엄마에게 가져다 드릴 고구마 순.

 

걷다가 셀카 놀이라 해볼까? ㅋ

 

우리집 앞으로는 개천이 흐르고 있어서 이쁘다는 생각을 한다.

 

산골에도 깨끗하게 정돈되어 살고 있는 우리동네(?) 사람들이 좋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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