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오원리

몸과 마음을 깨우기

임성숙 2020. 8. 19. 07:03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던 시간이었다.

퇴직 시기를 저울질하다가 나는 또 연장을 선택했다.

아직은 할 일이 있다는 생각으로 욕심을 내보는 시간이었다.

하루살이 벌레도 오늘 시간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잊고 천년을 살 것처럼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자식을 돌보면 산다.

평균 칠십을 산다는 인간은 더더욱 삶이 영원할 것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지. ㅋ

 

아침에 눈을 뜨니 뽀얀 안개가 가득한 하늘.

남편은 일찍부터 밭에 나갔다.

전원주택에 오기만 하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을 한다.

잡초도 뽑아 주고, 과일도 가꾸고, 야채도 수확한다.

나는 농사도 자연도 별로 즐기지 않는 탓에 그런 남편이 참으로 신기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나보고 하라고 하지 않고 신선한 먹거리들을 가져다 먹으라고만 하니 다행이다. ㅋ

 나는 남편과 산책을 하고 맛난 것을 찾아다니면서 수다를 떨고 싶지만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

 

혼자서 동네 한바퀴를 돌고 와서 남편이 따온 사과, 복숭아를 먹는다.

다운되어 있던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주어본다.

 

도농사도 아침

 

 

남편은 옥수수를 추수한 자리에 배추와 무우를 심는다.

옥수수 심었던 옆 자리에 작은 구멍을 뚫고 무씨를 2-3개씩 넣는다.

참 부지런한 남편이다.

 

담을 따라 심은 사과나무가 과실을 열리고 있다.

새들이 맛난 것 알아가지고 사과를 싼 봉지를 찢어놓는다.

벌꿀들도 달려와 사과마다 구멍을 뚫어놓는다.

남편이 독수리 모형을 걸어서 겁을 준다.

 

우리 앞집... 이 집은 잔디를 정리해주는 관리인을 두고 있다.

울 남편은 이 잔디 대신  자갈을 깔아 정원을 힘안들이고 관리한다.

현명한 일이다. ㅎ

 

아침에 세수도 안한 꾀죄죄한 얼굴로 사진 한 번 찍는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