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공고 첫 제자인 봉근이가 시간 되냐고 물었다.
버스 운전사로 시간이 많지 않은 그 친구가 어려운 시간에 내가 보고 싶다고 만나자고 하니 감사한 마음으로 약속을 정했다.
사실 필리핀 교육봉사를 다녀온 후 피곤이 온몸을 짓누르는 상황이었기는 했지만 ...
차나 마시고 밥이나 먹을 생각을 했는데 ....
집 앞에 차를 몰고 나를 데리러 온 봉근이는 갑자기 자기가 다니는 성당에 가자는 이야기를 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갑자기 졸지에 그 친구가 다니는 성당을 가서 구경을 하게 되었다.
성당에서 봉사활동도 하던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들을 풀어내었다.
차량 카센터에서 근무했던 이야기, 수원서 버스 운전사를 하게 된 과정, 다시 서울 버스 운전사를 하게 된 이야기까지..
아이들 키우면서 힘든 이야기 등등을 비롯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쏟아내었다.
사실 많이 만난 제자는 아니었기에 잘 모르고 있었는데
그 친구는 나에 대해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수원공고 부임하는 첫날 내가 수원공고 가는 길을 물었을 때, 나를 학교로 안내하였는데
내가 부임인사를 하는 선생님이었고 그 선생님을 쫓아다니면서 대학진학의 길을 물어보았던 학생이었단다.
초임의 젊은 여선생님에게 연모의 정을 느끼던 시간을 들으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그 젊은 여선생님과 닮은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을 길러 대학진학을 앞두고 있다니...
시간은 참으로 붕 날아가 현실로 돌아온다.
선생님은 사회를 모르시는데 현실은 무척 팍팍하고 힘들어요.
그래도 어릴 적의 추억은 팍팍한 현실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지요.
수원에서 버스 운전을 할 때는 하루에 18시간을 운전해야 해서 정말 정신없이 살았다고 한다.
다행히 지금은 아내가 미장원을 경영하면서 맞벌이를 하여 경제적으로 많이 일어섰는데
아이들의 사교육비로 힘들다는 이야기....ㅎ
삶이라는 것이 항상 문제의 연속이라는 생각. 그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우리 삶이라는 생각을 한다.
제자의 성당을 가보니 편안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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