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방

스승의 날에...

임성숙 2019. 5. 17. 21:01


5월 15일

오늘은 스승의 날.

언제부터인가 다소 씁쓸한 스승의 날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가능성이 많은 아이들과 근무한다는 것은 행운이라는 생각을 한다.

매년 좋은 소식을 전해주는 제자들을 보면 특히 내가 교사라는 사실이 행복하다.

취직이 안되서 1년을 쉬었던 j가 취업을 하여 두 달째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전화를 주었다.

정말 잘 되었다. 이제 빨리 아이 가져야지. 너 와이프 나이도 많은데.... 이제 겨우 취업한 지 두 달밖에 안되었는데요. ㅋ

정육점을 하는 P도 전화를 주었다. 가게가 전처럼 잘 되지 않아 같이 있던 직원을 내보내고 혼자 아침부터 밤까지 혼자 있단다.

교사를 하고자  정말 많이 노력했었는데 전기과는 전국에서 7 명밖에 선발하지 않아 결국 시험을 포기했었을 때는 걱정되었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던 정육점을 창업한지 5년만에 집도 사고 아이도 둘을 낳아 멋진 아빠가 되었다.

하루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지나버려요.

돈도 좋지만 조금씩 쉬고 하렴. 그러게요. 자꾸 욕심을 가지게 되네요. 

욕심을 가지고 발전하는 것은 좋지만 직장을 못구해서 고민하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 너무 감사한 일 아니니?

교직 초년병일 때 만났던 종*과 호*에게서도 연락을 받았다.

지금 구미와 제주에서 살고 있단다. 직장 다니는 이야기, 작가로 활동하는 이야기, 아이 기르는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늙어가는, 아니 같이 젊어지는 생각이 든다.

토목공사를 하는 승*이는 손녀까지 낳았다고 한다. 우아~

결혼을 일찍 하기는 했었지만 벌써? ㅎ 아이(?)들을 보면서 나를 지나고 있는 시간을 새삼 느낀다.


내 사무실로 몇 학생이 들어온다. 선생님. 토마토 물 주러 왔어요.

s야, 오늘 스승의 날이라서 샘 축하해주려고 왔는 줄 알았는데...

선생님. 교실로 오셔요. 교실 칠판에 편지를 한꺼번에 써놓았어요. ㅋ

알았다. 알았어. ㅋ 어서 가서 토마토 물 주려므나.

남편이 자연을 좋아하고 전원주택을 구입하고 그 집 앞에 있는 텃밭에 농사를 지으면서 나도 그쪽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과학실과 연결된 베란다에 토마토를 심었었다.

작년에 방울 토마토를 길러 아이들이 따먹으면서 좋아하는 것을 보고 올해도 시작한 작은 농사였다.

남편이 준 거름도 위에 조금 주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물을 주니  꽃이 피고 그 꽃이 진 자리에 작은 토마토가 달리기 시작한다.

선생님. 제가 매일 토마토 물 줄래요. 그래. 네가 수업 올 때마다 잊어버리지 말고 물 주렴.

페트병에 물을 담아다가 토마토에 물 주러 가는 아이들이 귀엽다.  







단축수업을 하여 1시간 일찍  집에 돌아왔다.

남편은 전원주택에 농사지으러 가고 나는 이번주에 하고 있는 선생님들 대상 수업컨설팅지를 정리한다.

남편이 농사를 지으면서 나쁜 것 중의 하나가 일주일에 1-2번은 전원주택으로 가서  혼자서 밥 먹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런 날은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만들어 먹는 재미도 있다. ㅋ

남편은 빈대떡을 좋아하지 않아 잘 먹지 않아 안 하게 되는데 혼자서 빈대떡을 부쳐 먹는다.

호박을 썰어 양파랑 넣고 조금 만들었다. 새로 나온 마늘쫑도 볶고, 오징어국, 장조림 놓고 먹으니 아주 진수성찬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맛나게 음식을 음미한다.

이런 날 누구를 부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시간이 같이 나기가 쉽지는 않다. ㅋ

혼자 먹는 만찬이 아쉽기는 하지만 음식맛은 여전히 좋기는 하다. ㅋ









여름 별미인 오이지를 만든다. 전에는 오이지가 엄청 맛있었는데 요즘은 잘 만들지 못한 탓인가, 입맛이 변한 탓인가

전과 같은 맛이 나지 않는다. 소금물을 빼서 한 번 더 끓여부어 보려고 하고 있다.




밥 먹고나서 지난 번에 에듀이노에서 무료로 보내준 미세먼지 키트를 연결해본다.  

주어진 소스대로 그대로 연결하였는데 작동이 되지 않아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우선 덮어본다. 

그래도  내가 이렇게 여러가지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자~




아들이 두고 간 강아지 송이가 어스렁어스렁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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