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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금이냐, 파검이냐?

임성숙 2020. 1. 16. 23:28




‘흰금’이냐 ‘파검’이냐…수백만 명 옷 색깔 논란 이유는?

김서경 2015. 03. 16

뇌의 비밀을 캐려는 인지·신경과학 연구가 활발하고, 그래서 뉴스도 잇따른다. 연구자인 김서경 님이 지구촌의 화제가 되는 인지신경과학 뉴스를 정리해 격주로 전한다.


00dresscolor1.jpg» 미국 매체 '버즈피드'가 '이 옷 색깔은 뭘까요?'라는 물음과 함께 게시한 사진(가운데)을 두고서 '흰색 바탕에 금색 줄무늬'(흰금, 왼쪽)와 '검은색 바탕에 파란색 줄무뉘'(파검, 오른쪽)라는 서로 다른 답들이 쏟아지면서 색채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가운데가 원래 사진이며 왼쪽과 오른쪽은 '흰금'과 '파검'이 두드러지도록 일부러 보정한 것이다.출처/ Wired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베르메르의 작품을 다룬 영화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Girl with a Pearl Earring)>를 기억하시나요? 영화에서 화가 베르메르는 창 밖에 떠 가는 구름을 가리키며 하녀 그리트에게 묻습니다. “무슨 색이지?” 그리트는 잠시 생각하다 노란색과 옅은 푸른색, 그리고 회색이라 대답합니다. 흔히 보는 구름은 흰색이기 마련인데, 그리트는 왜 그런 대답을 했을까요? 그 이유는 이제부터 설명하려는 ‘드레스 색깔 논란’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이 드레스 색이 뭘까요’ 뜨거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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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dresscolor3.jpg» '드레스 색깔' 물음을 던진 버즈피드의 화면. 출처/ BuzzFeed.com지난 2월 말, 한 장의 드레스 그림이 인터넷과 에스엔에스(SNS)를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문제는 색깔이었습니다. 흰색 바탕에 금색 줄무늬 드레스, 즉 “흰금”이라는 주장과, 파란 바탕에 검정 줄무늬 드레스, 즉 “파검”이라는 주장이 격돌했습니다. 처음 이 사진과 함께 ‘대체 이 드레스 색깔은 뭘까요?’라는 물음을 던진 <버즈피드(BuzzFeed)>의 설문 코너에 응답한 사람의 숫자는 무려 몇백만 명이 넘었으며, 테일러 스위프트며 줄리앤 무어 같은 연예인들도 논쟁에 합세하기도 했습니다.


“흰금”으로 보는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드레스가 “파검”으로 보일 수 있는지 도무지 영문을 몰랐으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참고로, 저의 경우엔 지금까지도 한결같이 “흰금”으로 보입니다.)


분명 “흰금”인 드레스가 왜 “파검”으로 보인다고 하는가? 또는 당연히 “파검”인 드레스가 왜 “흰금”으로 보이는가? 가십을 다루는 주간지부터 과학 전문 뉴스를 다루는 주요 미디어까지 이 기묘한 현상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뒤따랐습니다. 먼저 <쿼츠(Quartz)>에 실린 “슬라이더를 사용해서 눈앞에서 바뀌는 드레스 색을 확인하세요”라는 글에서는 드레스 사진 아래쪽의 슬라이더를 좌우로 움직여 가며 색채의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컴퓨터 모니터에서 볼 수 있는 색상은 가산혼합의 결과이기에, 드레스의 색상은 빛의 밝기와 긴밀하게 연결된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였습니다.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의 “드레스는 흰금인가요 혹은 파검인가요”라는 기사에서는 드레스 사진의 ‘흰색(파랑)’과 ‘금색(검정)’ 부분을 각기 떼어내어 확대한 뒤 보여주었습니다. 따로 떨어지자, ‘흰색(파랑)’ 부분은 어두운 푸른색(steel blue, #4682b4)이며 ‘금색(검정)’ 부분은 탁한 겨자색(goldenrod, #DAA520)에 가까운 색이라는 게 드러났습니다.


이 색이 그림자 때문이라고 인식할 경우 원래의 드레스가 “흰금”으로, 엷은 오렌지색 불빛이 비쳐서 나타난 색이라고 인식할 경우 “파검”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한편 실제 드레스의 색상 옵션은 파랑-검정, 흰색-검정, 분홍-검정, 빨강-검정 이 넷뿐으로 흰색-금색은 없었습니다. 따라서 ‘정답’은 파랑-검정이 되어야 하겠지만…, 그게 전부일까요? <뉴욕타임즈>의 설명만으로는 왜 사람마다 드레스의 색을 다르게 인식하는지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흰금” 대 “파검”의 비밀, 색채항등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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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가 정말 파랑-검정이라면, 왜 사람마다 드레스 색상을 다르게 해석하는 걸까요? <와이어드(Wired)>는 기사 “드레스 색깔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의 과학”에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눈으로 들어온 빛은 다양한 파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파장이 건드린 수용기는 제각기 다른 신경망을 자극하여 뇌에 도달합니다. 일단 신경망 정보가 뇌에 도달하면 “우리 눈이 보고 있는 사물에서 튕겨나온 빛의 총량을 측정한 후 사물의 ‘실제’ 색에 가능한 한 가깝게 보이도록 더해진 빛을 뺀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시각 시스템은 주변 밝기에 관련된 정보를 추려낸 후 실제 사물이 반사하는 색채 정보만을 뽑아낸다”고 워싱턴대학의 신경과학자인 제이 네이츠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흰금” 파입니다).


편 색채 및 시각 전문가인 웰슬리대학의 신경과학자 베일 콘웨이는, 인간의 시각 시스템은 햇빛 속에서 사물을 보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하루종일 변화하는 가시광선 파장의 세기에 따라 색상을 달리 느끼기 쉽다고 합니다. 새벽엔 세상이 엷은 붉은색으로 물들었다가 낮이 되면서 푸른 백색이 강해지고, 다시 저물 무렵엔 석양처럼 붉게 변하는 식이죠. “어떤 사물을 볼 때, 시각 시스템은 익숙한 햇빛의 변화에 근거해 눈에 ‘보이는’ 색을 보정하게 됩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시스템에서 푸른색 파장을 보정하게 되면 “흰금”을, 노란색 파장을 보정하게 되면 “파검”을 보게 되는 겁니다.” (콘웨이 자신은 “파금”에 가깝게 본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자연 보정’ 현상을 일컬어 색채항등성(color constancy)이라 합니다.

00checkershadow_illusion.jpg» ‘체커보드 착시’. 출처/ 에드워드 아델슨, Wikimedia Commons

<아이오나인(io9)>은 “과학으로 설명하는 ‘대체 이 드레스 색깔이 뭐야?’ 논쟁” 기사에서 역시 <와이어드>의 글을 인용합니다. 네이츠와 콘웨이의 설명에 더하여 에드워드 아델슨 교수의 유명한 ‘체커보드 착시’를 예로 듭니다. 위 그림에 등장하는 A와 B를 따로 떼어내어 비교하면 실제로는 같은 색이지만, 원통 아래 회색빛 속의 B는 우리 눈에 ‘흰색’으로 보이죠. 이 그림은 주어진 주변 환경의 맥락에 따라 색채항등성이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째, 어두운 네모꼴 사면에 밝은 네모꼴이 붙어 있기 때문에 대비가 강조될 뿐더러 둘째, 회색빛이 흐릿한 가장자리를 갖기 때문에 실제 세상의 그림자처럼 보인다는 것이죠. 이는 드레스 사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햇빛의 가시광선 파장 변화에 익숙한 우리 뇌가 드레스 옆에 언뜻 드러난 방의 밝기를 실제의 단서로 여기고 ‘자동보정’을 하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색채항등성은 왜 다르게 작동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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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뇌가 햇빛 아래에서 사물을 보도록 진화했다면 왜 사람마다 자동보정의 결과가 다른 걸까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제 주변에서는 아침에 봤던 “흰금”이 저녁에 다시 보니 “파검”이었다든가, 잠시 책을 보고 돌아오니 “파검”이 “흰금”으로 변한 다음에 내내 그 상태를 유지한다든가, 하는 제보가 빗발쳤습니다. 어떤 사람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흰금”,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파검”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자동보정은 사람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반대로 뒤집히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런 자동보정을 조절하는 결정적 요인인 걸까요?


<기즈모도(Gizmodo)>의 기사 “네 눈이 어떻게 된 거 아니니? 드레스에 관한 설명”은 그 요인을 초기 시각 시스템, 즉 원추체와 간상체의 분포에서 찾습니다. 원추체는 색을 지각하는 수용기로서 빨강과 파랑, 녹색 세 종류가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간혹 두 종류밖에 없거나 네 종류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상체는 밝기를 지각하는 수용기로서 빛의 양이 적은 곳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입니다. <기즈모도>에 따르면 개개인의 망막에 분포하는 원추체와 간상체의 양, 그리고 드레스 사진을 보게 된 방의 밝기가 서로 다르게 상호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한편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의 기사 “파란색 드레스인가요 흰색 드레스인가요? 우리가 다르게 색을 보는 이유”는 <기즈모도>의 기사처럼 초기 시각 시스템에 비중을 두는 듯합니다. 메릴랜드 실버 스프링에서 개인 병원을 운영하는 안과의사 닐 아담스의 의견에 따르면, 안구에 들어오는 빛이 특정 방향으로 꺾이면 파랑-검정을, 또 다른 방향으로 꺾이면 흰색-금색을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만일 갈색 안경을 꼈거나 백내장으로 인해 수정체가 탁한 경우에는 색을 다르게 해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아담스는 말했습니다. 시각심리학에 따르면 이는 바텀업 (bottom-up) 과정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해석입니다. 망막의 수용기가 최초의 빛 정보, 즉 주변에서 들어오는 빛의 파장에 어떻게 영향을 받느냐에 따라 “흰금”과 “파검”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반면 탑다운 (top-down) 과정에 더 비중을 두는 해석도 있습니다. <가디언(The Guardian)>의 기사 “파검인가 흰금인가? 그 답은 시각심리학에 달려 있다”를 보면, 서섹스대학에서 아동의 색채항등성 발달을 연구하는 박사과정 학생 메리 로저스는 “색채항등성 메커니즘은 언제나 학습하며, 이런 학습 결과 덕분에 뇌의 색채보정이 달라지고 또 다른 경험을 낳게 된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이런 과정이야말로 ‘흰금’으로 보이던 드레스가 ‘파검’으로 보이게 되는 원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동의 경우에는 어른보다 더 낮은 수준의 색채항등성을 지녔기 때문에 세상이 더 혼란스럽게 보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빛의 화가라 불리는 모네의 경우에는 일반인과는 다르게 시시각각 변화하는 낮의 풍경을 처리하는 자동적 과정을 의식적으로 무시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잠시 <진주 귀고리 소녀>의 그리트 이야기로 돌아가 봅시다. 구름이 언제 어느 때나 ‘희게’ 보이는 건 색채항등성 때문이지만, 그의 눈은 그런 색채항등성을 의식적으로 무시한 채 그 순간 구름이 띠는 실제의 색- 노랑과 옅은 파랑, 회색을 보았던 것입니다.



풀리지 않은 질문: 지금 보니 흰금이 파검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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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레이트(Slate)>에 실린 “드레스가 주는 교훈”에서, 뉴욕대학에서 심리학과 신경과학을 가르치는 파스칼 월리슈는 특히 “흰금”과 “파검”이 바뀌는 현상을 흥미롭게 주목했습니다. 드레스 사진을 잘 보면, 위쪽의 빛은 푸르스름하게, 아래쪽의 빛은 다소 불그스름하게 보입니다. 게다가 드레스 사진의 화이트 밸런스가 절묘하게 모호한 위치에 놓였기 때문에, 빛 단서만 놓고 보면 “흰금”과 “파검”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것입니다.

00rubinvase.jpg» '루빈 꽃병'. 출처/ Wikimedia Commons

러나 드레스 사진의 경우, 일반적인 쌍안정 지각(bistable perception), 즉 위의 루빈 꽃병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흰 병과 검은 얼굴이 번갈아 보이는 것처럼 빠른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의식적으로 조절하기도 어렵습니다. 또한 월리슈는 공간적 맥락 뿐 아니라 시간적 맥락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전에 쌓아온 시각 경험이 색채항등성이 작용하는 데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가령 올빼미 타입, 즉 단파장이 강한 인공조명 아래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온 사람의 뇌는 자동보정을 할 때 푸른색을 ‘제거’할 가능성이 더 높겠지요.


저 개인적으로 볼 때 “흰금”과 “파검”이 바뀌는 현상이 유난히 흥미로웠던 이유는, 월리슈가 말했던 것과 같은 쌍안정 지각의 예시 중 색채에 관련된 연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껏 루빈 꽃병처럼 형태에 관련된 시각 자극이나, 움직이는 점처럼 움직임에 관련된 시각 자극은 쌍안정 지각 연구에 다양하게 사용되어 왔지만 이처럼 색채 지각에서, 그것도 수백만 명의 사람이 “흰검” 혹은 “파금”이라는 서로 다른 두 색채 지각을 오가는 경우는 처음 보았기 때문입니다.


1960년대에 수행된 고전 연구부터 지난 2000년대의 시각신경과학 연구까지 간단히 훑어보았지만 이번 드레스 사진과 같은 연구 사례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흰금”에서 “파검”으로, 다시 “파검”에서 “흰금”으로 바뀌는 현상은 쌍안정 지각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네, 저 역시 매우 궁금하지만 이 질문만큼은 제가 아는 한, 현재의 연구 결과만으로는 아직 대답할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는 어두운 푸른색과 탁한 겨자색 드레스가 “흰금” 혹은 “파검”으로 보이는 이유는 색채항등성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흰금”을, 또 다른 사람은 “파검”을 보는 이유는 뇌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색채항등성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색채항등성을 일으키는 요인은 다양합니다. 햇빛에 익숙하도록 진화한 우리 뇌, 망막의 원추체와 간상체, 방의 밝기와 모니터에서 들어오는 빛의 각도, 시간이 지나며 쌓인 빛 경험 등이 모두 “흰금”과 “파검”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왜 “흰금”에서 “파검”, 혹은 “파검”에서 “흰금”으로 바뀌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답을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은 즐거움을 위해 남겨진 수수께끼일 것입니다. 



원래 무슨 색의 옷이냐는 금방 확인이 되는 아주 간단한 이야기다
이정도 색이 잘못 나온 사진도 너무나 흔하다
문제는 도대체 왜 똑같은 사진을
다른 때는 파랑, 검정, 흰색, 금색을 모두 멀쩡히(=똑같이) 보던 사람들이
왜 이 사진에서만 다르게 보이냐는 것이다




 

- 세장 다 파검인데요
- 세장 다 흰색에 금색
- 맨 오른쪽만 파검, 왼쪽 두개는 흰 금
- 이까 낮엔 맨 왼쪽 약한파란색에 금색이었는데 지금은 흰금이네요!!!

- 난 눈 게슴츠레하게하고 옆으로보면 파검
           또 다른 방향으로 보면 흰골이던데
           약간 홀로그램처럼 요리보고조리보니 다른색으로 ㅎㅎ
- 그런데 계속보면 파랑색으로보였다가 흰색으로도 보이는

사람의 감각은 각자 다르고 증폭도 상황에 따라 바뀐다

- 모든 사람은 각자 다른 감각을 가지고 태어났다
   색맹 처럼 극단적인 차이도 있지만 중앙시와 주변시의 민감도도 사람마다 많이 다르다
   간상 세포는 명/암을 감지하고 추상세포는 색깔을 감지하는데 이것의 분포와 민감도도 다르다
   빨간색을 보았을때 뇌에 그려지는 그림은 사람마다 모두 다른 셈이다
   그래도 우린는 이것은 빨갛고 저것은 파랗다고 동의 할 수 있다
   센서를 컴퓨터에 연결할 때 보정하는 식으로 각자 보정하여 일관성이 유지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건은 색맹이나 색약의 경우와 많이 다르다)

- 그런데 이번 사건은 그 보정이 서로 엉뚱하게 된 것이다
- 뇌에는 증폭하는 회로가 있다
   보통은 같은 것은 같도록 서로 세팅을 동조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다르게 증폭이 가능하다

이 사진에서 어떤 조건이 사람마다 차이가 나게
White balace 를 잡도록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일단 이런 현상이 나타났으니
앞으로 이런 유형의 착시(?) 현상이 많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뇌로 본다는 것
따라서 뇌의 보정 결과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을것이다

 

(위쪽은 검고 아래는 흰색?  가운데 박스 부분을 가려보면)

- 색은 없다. 파동일뿐 뇌가 만든다

색은 빛의 흡수 현상일 뿐 실제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조건에 따라 모든 흰색은 다르게 보이는 것이 정상이지
항상 흰 종이가 하얗게 보이는 것이 정상이 아닌 것이다
AWB 없는 카메라의 결과물이 정직한 것이고
원하던 원하지 않던 흰종이를 항상 하얗게 보이게 하는
우리 눈은 세상을 간편하게 보기 위해 우리를 속이는
약간 교활한 기관인 것이다


시각 : 파검 vs 흰금 드레스 논쟁

도움말 서종모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겸 안과 전문의
서영표 기자 sypyo@donga.com

원본 :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6245

한 드레스 사진을 두고 어떤 이는 파란색에 검은 줄무늬(파검)라고 말하는 반면 흰색 바탕에 금색 테두리(흰금)로 보인다는 사람도 있었는데요. 국내외 여러 설문조사에서는 ‘흰금’으로 답한 비율이 2배 이상 많았다고 합니다. 디지털 중앙일보 조사결과에서는 561명 중 380명(68%)이, 미국 온라인매체 버즈피드(Buzzfeed)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74%가 흰색과 금색으로 답했다고 하는데요.
포토샵 개발사인 어도비(Adobe)사가 “파란색과 검은색이 맞다”고 정답을 밝힌 이후로는 흰색과 금색으로 보였던 이유가 무엇인지가 또 하나의 논쟁거리가 됐습니다.
국내외 매체들은 의사, 과학자 등을 취재하며 안구 속 파란색 수용체가 적으면 흰색으로 보일 수 있다는 해설부터, 시각정보를 뇌에서 추출∙보정할 때 개인차가 발생한다는 분석, 어두워지면 적색은 어둡게, 청색은 밝게 보이는 푸르키니에 효과(Purkinje effect)를 언급한 설명까지 다양한 원인을 제기했는데요.
가장 널리 인정받는 해석은 미국 과학전문지 ‘와이어드(wired)’가 설명한 색채 항상성(color constancy)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주변 조명 환경이 달라져도 우리 눈은 계속 같은 색상으로 보려고 하는 성질을 말하는데요. 색체 항상성도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서 드레스 본래의 색깔인 ‘파검’이라고 말한 사람이 더 뛰어난 색채 항상성을 지녔다는 분석입니다.

 
[좌] 애드벌룬의 파란색∙초록색∙흰색 띠에 그늘이 져도 우리 눈은 계속 같은 색으로 인식한다. [우] B는 A보다 밝은 색이다. 그림처럼 B에 그늘이 져도 A보다 밝아 보인다. 하지만 실제 A와 B는 같은 색이다. - 위키피디아 제공

하지만 여전히 개운치 않습니다. 색체 항상성이 어떤 메커니즘을 거쳐 파검을 흰금으로 보이게 하는지 설명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 많은 색 중에 왜 하필 ‘흰색’과 ‘금색’인지도 딱 떨어지게 설명하지도 않습니다. 더구나 많은 네티즌이 제기했듯, 처음에는 흰금으로 봤다가 나중에 다시 보니 파검으로 보이는 현상에 대해서도 설명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본지에서는 ‘광표백(Photobleach)’이란 개념을 중심으로 남은 의문을 풀어보려 합니다.

◇ 광표백 현상, 로돕신이 사라지며 생기는 잔상효과

우리 눈은 빨강(R), 초록(G), 파랑(B)에 해당하는 파장의 ‘빛’을 인식합니다. 우리는 이 세 가지 색을 조합해 일상에서 보는 수많은 종류의 색을 인식합니다. 망막의 원추체(cone cell)라는 세포가 그 역할을 하는데요. 세 종류의 원추제가 RGB를 각각 인식하게 됩니다. 이때 원추체는 로돕신(rhodopsin)이라는 색소 단백질을 이용합니다. 로돕신은 밝은 환경에서 더 작은 분자로 분리돼 없어지는 성질이 있습니다.
만일 B 원추체의 로돕신이 더 많이 분리되는 경우 파란색을 본래 색깔대로 인식하지 못하는데요. 이 때 우리 뇌는 ‘적응’을 해서 다시 로돕신이 만들어지고, 이후 서서히 파란색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로돕신이 회복되기까지 잠깐의 시간 동안, 우리는 잔상효과(afterimage)를 경험하게 됩니다. 밝은 전등을 한참 바라보다 물체를 보면 밝은 잔상이 남아 본래 색보다 바래보이는 경우를 떠올리면 됩니다.
이는 흰색을 오래 볼 때 나타나는 효과이기도 합니다. 흰색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장 밝은 색입니다. 가령 흰색 바탕에 파란색 네모가 있다면, 우리 눈은 파란색만 보는 게 아니라 흰색 바탕도 함께 인식하는데요. 이때 생기는 흰색의 잔상효과 때문에 파란색 네모는 실제보다 ‘밝은 파란색’으로 보이게 됩니다.
이 현상이 바로 ‘광표백’입니다. 광표백 효과가 클 경우 파란색은 결국 흰색에 가깝게 보일 겁니다. 논란을 일으켰던 드레스 사진을 보면, 오른쪽에서 강한 조명이 들어오고 전체적으로는 환한 톤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 사진을 처음 보거나 언뜻 보는 경우, 누구나 처음에는 광표백 현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모니터나 조명의 미묘한 차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색온도가 7200K인 모니터는 파란색(B)이 많이 포함돼 차가운 느낌을 주는 반면 5400K인 모니터는 파란색이 상대적으로 적어 온화한 색감을 줍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아이폰 계열 제품이 이렇습니다. 따라서 아이폰으로 드레스의 파란색을 힐끗 봤다면, 파란색이 흰색에 가깝게 보일 가능성은 더욱 커지는 거죠. 거기에 북미나 유럽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실내에서 R과 G가 강조된 온화한 느낌의 주광색 계열 조명을 많이 쓰는 점도 변수가 됩니다.

◇ 과거의 ‘기억’이 노란색을 금색으로

그렇다면 검정색은 왜 금색으로 보일까요?

 
미국 과학전문지 ‘와이어드(wired)’가 분석한 색 분석 - wired 제공

사진 속 검정색을 RGB로 분석하면, 완벽한 검정색은 아닌데요. 사진에서 ‘R:G:B=128:110:70’이라고 나와 있듯, 빨간색(R)과 초록색(G)이 파란색보다 훨씬 많이 섞여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잔상에 따른 광표백이 일어나고, 거기에 온화한 색감의 모니터라면 파란색(B)은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결국 검정색은 ‘노란색’ 계열로 보이게 되죠. 아래 그림에 나와 있듯, 남아 있는 R과 G를 합치면 노란색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기억색(memorial color)’이란 개념도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우리 뇌가 고정관념처럼 갖고 있는 색채, 색감을 의미하는데요. 예를 들어 바다는 실제 여러 색을 포함하지만 우리는 바다 하면 파란색을 떠올리게 됩니다. 금(金)도 마찬가지입니다. 밝은 노란색에 반짝이는 색감을 떠올린다면 이것이 바로 금에 대한 기억색이 됩니다.
따라서 드레스의 검정색이 광표백 효과로 노란색 계열로 보이는데다 오른쪽의 강한 조명 때문에 반짝이는 효과까지 더해진다면, 우리 무의식은 ‘금’을 떠올리게 되는 거죠. 이때 금에 대한 기억색이 작용하면서 순간 우리 뇌는 반짝이는 금색이라고 확신하게 됩니다.

◇ 사람마다 다른 반응과 회복

정리하자면 사람에 따라 환한 빛에 반응하는 정도와 로돕신이 복구되는 속도 등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잔상효과에 덜 민감하거나 광표백효과에서 회복하는 속도가 남들보다 빠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파란색과 검정색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엔 흰금으로 보였다가 나중에는 파검으로 보이는 현상도 이러한 적응 속도의 차이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본래 드레스의 색깔이 파검이란 걸 알게 됐거나, 파검으로 한번 보기 시작했다면 기억색의 작용 때문에 이후부터는 계속 파검으로만 보이게 됩니다.


조명에 따라 색 달라져도 항상 같게 인식하는 우리 뇌

임동욱 im.dong.uk@gmail.com

사람마다 색깔이 다르게 보이는 이 사건은 과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선 색채의 기본 속성부터 이해해야 한다.

색(color)은 빛이 여러 물체에 부딪혔다 일부가 반사되면서 서로 다른 파장으로 변한다. 그 중에서 380에서 770나노미터의 파장 길이를 가진 가시광선이 인간의 시각세포를 자극하면 뇌가 다양한 색깔을 인지하게 된다.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개색 중에서 파장 길이가 짧은 가시광선은 보라색으로 보이고 길면 빨간색이 된다.
과학과 산업에서의 활용을 위해서는 각 색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필요하다. 가시광선의 색을 측정하고 계량화시켜 구분하는 작업이 ‘색채 정량화(colorimetry)’다. ‘색측정’, ‘측색법’, ‘비색법’이라 부르기도 한다. 용액의 색깔을 비교하거나 특정 화학물질의 반응에서 생겨나는 부산물로 색채의 기준을 잡는다.
그런데 동일한 색이라 하더라도 우리의 뇌는 서로 다른 반응을 할 수 있다. 어떠한 물체를 특정 지점에서 바라보면 누구나 머릿속에 동일한 이미지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예를 들어 과학적으로 빨간색은 파장 길이가 650에서 750나노미터인 가시광선을 가리킨다. 소방차가 지나갈 때 색깔을 물으면 당연히 ‘빨간색’이라는 대답을 한다.
그러나 뇌 속에 오가는 신호는 사람마다 다르다. 동일하게 700나노미터 파장 길이의 빛을 보여주어도 뇌마다 서로 다른 부위의 세포가 활성화된다. 내가 보는 빨간색과 남이 보는 빨간색은 서로 다른 색깔인 셈이다.
물리적인 원래의 색깔이 아닌 사람이 인지하는 색깔을 ‘지각색(perceived color)’이라 한다. 평범한 A4 용지를 꺼내보자. 우리는 흰색으로 부르고 있지만 뇌 이미지로 검사하면 사람마다 다른 신호가 오간다. 실제 색깔과 지각색이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사진을 찍으면 같은 종이라도 전혀 다른 색깔로 보인다. 문구점에서 구매할 때는 형광등 불빛이라 하얗게 보였겠지만 햇볕 아래에 들고 나가면 누르스름하게 보인다. 어두운 방으로 들고 들어가면 진회색이 되고 촛불을 켜면 갑자기 주황색으로 빛난다.
이렇게 하나의 색깔이 환경에 따라 달라 보이는 것을 ‘색채 현시(color appearance)’라 한다. 인상파 화가들이 붉은 사과를 그릴 때 초록색과 파란색 물감을 쓰는 것도 색채 현시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함이다.
날씨와 조명에 따라 색깔이 다르게 보이는 색채 현시에도 불구하고 A4 용지를 흰색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우리 뇌의 ‘색채 항상성(color consistency)’ 덕분이다. 특정 파장의 가시광선에 대해서는 주변환경이 달라져도 동일한 색으로 받아들이는 기능이다.
물체 자체의 색깔을 인식할 때는 주변환경도 포함시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문제의 드레스 사진이 파란색-검은색, 흰색-금색으로 서로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각자의 뇌가 발휘하는 색채 항상성 기능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독일 튀빙엔 막스플랑크연구소 사회인지신경 그룹의 장동선 연구원은 인지과학의 관점에서 “어느 한 쪽이 틀린 것이 아닌 그저 서로 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드레스를 흰색-금색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은 “사진이 상대적으로 약간 어두운 실내에서 찍혔다고 뇌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푸르스름한 색깔을 일종의 그림자로 판단해서 원래 색이 흰색이라 생각한 것이다. 반면에 드레스가 파란색-검은색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사진이 인공조명 아래서 찍혔다고 뇌가 판단해서 파란색을 좀 더 강하게 인지한다”는 것이다.
드레스의 실제 색깔은 파란색-검은색이다. 그러나 흰색-금색으로 판단한 사람들이 틀렸다고 말할 수도 없다. 장 연구원의 말처럼 “인간의 뇌는 외부세계의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상대방 뇌의 인지 방식은 나와 다르므로 사회구성원들 간에는 여러 의견이 오갈 수밖에 없다. 드레스 색깔 때문에 논쟁을 넘어서 서로를 비난하고 욕설을 퍼부은 일부 네티즌들의 행태는 ‘틀림’이 아닌 ‘다름’의 문제라는 사실을 간과한 결과다.


This cartoon is the simplest explanation of the color-changing dress
Updated by Ezra Klein on February 27, 2015, 8:40 a.m. ET




 




‘흰금’이냐 ‘파검’이냐…수백만 명 옷 색깔 논란 이유는?

김서경 2015. 03. 16

<와이어드(Wired)>는 기사 “드레스 색깔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의 과학”에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눈으로 들어온 빛은 다양한 파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파장이 건드린 수용기는 제각기 다른 신경망을 자극하여 뇌에 도달합니다. 일단 신경망 정보가 뇌에 도달하면 “우리 눈이 보고 있는 사물에서 튕겨나온 빛의 총량을 측정한 후 사물의 ‘실제’ 색에 가능한 한 가깝게 보이도록 더해진 빛을 뺀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시각 시스템은 주변 밝기에 관련된 정보를 추려낸 후 실제 사물이 반사하는 색채 정보만을 뽑아낸다”고 워싱턴대학의 신경과학자인 제이 네이츠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흰금” 파입니다).

한편 색채 및 시각 전문가인 웰슬리대학의 신경과학자 베일 콘웨이는, 인간의 시각 시스템은 햇빛 속에서 사물을 보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하루종일 변화하는 가시광선 파장의 세기에 따라 색상을 달리 느끼기 쉽다고 합니다. 새벽엔 세상이 엷은 붉은색으로 물들었다가 낮이 되면서 푸른 백색이 강해지고, 다시 저물 무렵엔 석양처럼 붉게 변하는 식이죠. “어떤 사물을 볼 때, 시각 시스템은 익숙한 햇빛의 변화에 근거해 눈에 ‘보이는’ 색을 보정하게 됩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시스템에서 푸른색 파장을 보정하게 되면 “흰금”을, 노란색 파장을 보정하게 되면 “파검”을 보게 되는 겁니다.” (콘웨이 자신은 “파금”에 가깝게 본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자연 보정’ 현상을 일컬어 색채항등성(color constancy)이라 합니다.
 

우리 모두의 뇌가 햇빛 아래에서 사물을 보도록 진화했다면 왜 사람마다 자동보정의 결과가 다른 걸까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제 주변에서는 아침에 봤던 “흰금”이 저녁에 다시 보니 “파검”이었다든가, 잠시 책을 보고 돌아오니 “파검”이 “흰금”으로 변한 다음에 내내 그 상태를 유지한다든가, 하는 제보가 빗발쳤습니다. 어떤 사람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흰금”,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파검”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자동보정은 사람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반대로 뒤집히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런 자동보정을 조절하는 결정적 요인인 걸까요?

<기즈모도(Gizmodo)>의 기사 “네 눈이 어떻게 된 거 아니니? 드레스에 관한 설명”은 그 요인을 초기 시각 시스템, 즉 원추체와 간상체의 분포에서 찾습니다. 원추체는 색을 지각하는 수용기로서 빨강과 파랑, 녹색 세 종류가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간혹 두 종류밖에 없거나 네 종류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상체는 밝기를 지각하는 수용기로서 빛의 양이 적은 곳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입니다. <기즈모도>에 따르면 개개인의 망막에 분포하는 원추체와 간상체의 양, 그리고 드레스 사진을 보게 된 방의 밝기가 서로 다르게 상호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한편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의 기사 “파란색 드레스인가요 흰색 드레스인가요? 우리가 다르게 색을 보는 이유”는 <기즈모도>의 기사처럼 초기 시각 시스템에 비중을 두는 듯합니다. 메릴랜드 실버 스프링에서 개인 병원을 운영하는 안과의사 닐 아담스의 의견에 따르면, 안구에 들어오는 빛이 특정 방향으로 꺾이면 파랑-검정을, 또 다른 방향으로 꺾이면 흰색-금색을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만일 갈색 안경을 꼈거나 백내장으로 인해 수정체가 탁한 경우에는 색을 다르게 해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아담스는 말했습니다. 시각심리학에 따르면 이는 바텀업 (bottom-up) 과정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해석입니다. 망막의 수용기가 최초의 빛 정보, 즉 주변에서 들어오는 빛의 파장에 어떻게 영향을 받느냐에 따라 “흰금”과 “파검”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반면 탑다운 (top-down) 과정에 더 비중을 두는 해석도 있습니다. <가디언(The Guardian)>의 기사 “파검인가 흰금인가? 그 답은 시각심리학에 달려 있다”를 보면, 서섹스대학에서 아동의 색채항등성 발달을 연구하는 박사과정 학생 메리 로저스는 “색채항등성 메커니즘은 언제나 학습하며, 이런 학습 결과 덕분에 뇌의 색채보정이 달라지고 또 다른 경험을 낳게 된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이런 과정이야말로 ‘흰금’으로 보이던 드레스가 ‘파검’으로 보이게 되는 원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동의 경우에는 어른보다 더 낮은 수준의 색채항등성을 지녔기 때문에 세상이 더 혼란스럽게 보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빛의 화가라 불리는 모네의 경우에는 일반인과는 다르게 시시각각 변화하는 낮의 풍경을 처리하는 자동적 과정을 의식적으로 무시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볼 때 “흰금”과 “파검”이 바뀌는 현상이 유난히 흥미로웠던 이유는, 월리슈가 말했던 것과 같은 쌍안정 지각의 예시 중 색채에 관련된 연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껏 루빈 꽃병처럼 형태에 관련된 시각 자극이나, 움직이는 점처럼 움직임에 관련된 시각 자극은 쌍안정 지각 연구에 다양하게 사용되어 왔지만 이처럼 색채 지각에서, 그것도 수백만 명의 사람이 “흰검” 혹은 “파금”이라는 서로 다른 두 색채 지각을 오가는 경우는 처음 보았기 때문입니다.

1960년대에 수행된 고전 연구부터 지난 2000년대의 시각신경과학 연구까지 간단히 훑어보았지만 이번 드레스 사진과 같은 연구 사례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흰금”에서 “파검”으로, 다시 “파검”에서 “흰금”으로 바뀌는 현상은 쌍안정 지각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네, 저 역시 매우 궁금하지만 이 질문만큼은 제가 아는 한, 현재의 연구 결과만으로는 아직 대답할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는 어두운 푸른색과 탁한 겨자색 드레스가 “흰금” 혹은 “파검”으로 보이는 이유는 색채항등성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흰금”을, 또 다른 사람은 “파검”을 보는 이유는 뇌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색채항등성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색채항등성을 일으키는 요인은 다양합니다. 햇빛에 익숙하도록 진화한 우리 뇌, 망막의 원추체와 간상체, 방의 밝기와 모니터에서 들어오는 빛의 각도, 시간이 지나며 쌓인 빛 경험 등이 모두 “흰금”과 “파검”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왜 “흰금”에서 “파검”, 혹은 “파검”에서 “흰금”으로 바뀌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답을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은 즐거움을 위해 남겨진 수수께끼일 것입니다


http://www.seehint.com/word.asp?no=13701



감각  시각  구조, 감각

시각 : 파검 vs 흰금 드레스 논쟁

뇌로 보는 세상 : Gestalt 형태인식의 원리
- Perceptual Grouping and Binding
- 공통적인 착시가 있고 : 얼굴 착시
- 개별적인 착시가 있다
- 100만 화소로 레티나
- 평면에서 입체




원래 옷은 파랑/검정옷이다
그런데 사진이 약간 잘못 찍혔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지난 5일 오성주 교수 연구팀은 피실험자 10여명에게 간단한 질문을 했다. 위 그림을 제시하고 드레스의 A와 B 부분에 해당하는 색깔을 오른쪽 ‘색 팔레트’ 선택지에서 고르라고 했다. 피실험자들은 이미 인터넷에서 드레스색 논란을 접한 상태였다. 절반 가량은 드레스가 ‘파란색과 검은색(파검)’이라고 답했고, 나머지 절반은 ‘흰색과 금색(흰금)’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이 본 색을 팔레트에서 고르라고 하자 ‘파검’파와 ‘흰금’파 대부분 비슷한 색을 지목했다. 피실험자들은 A부분에 해당하는 색으로 갈색 계열의 3~7번을, B부분은 하늘색 계열의 3~7번을 골랐다. 실제 컴퓨터 프로그램이 A, B부분을 인식한 색은 모두 6번 팔레트 색상이었다.

오 교수는 “인간의 눈 안쪽에 있는 색 신호 탐지세포들은 크기와 배열이 서로 다르지만 시각처리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며 “눈으로 본 색깔(감각색)이 같은데 서로 다른 색의 드레스로 인지한데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왜 ‘파검’파와 ‘흰금’파로 나뉜 것일까. 오 교수는 “뇌는 눈에 맺힌 색 정보에서 빛이나 조명 정보를 고려해 실제 색을 알아내려 한다”면서 “이러한 경향을 ‘색 항상성’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사람의 얼굴색은 낮과 밤, 조명색 등에 따라 다르게 보이지만 사람들은 얼굴색을 동일하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흰금’파 피실험자들은 “원래 흰색 드레스가 그늘진 조명 아래에서 찍혔다”고 생각한 반면 ‘파금’파는 “원래는 파란색 드레스인데 강한 노란색 조명 아래에 있어서 색이 달라 보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드레스를 흰색-금색으로 본 피실험자들은 “흰색 드레스가 그늘진 조명 아래에서 찍혔다”고 생각했지만 파랑-검정 드레스라고 말한 피실험자들은 “파란색 드레스가 강한 노란색 조명 아래에 있어 색이 달라 보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서울대학교 오성주 교수 제공


■개인의 경험이 이미지를 해석하는데 영향을 끼친다.

뇌가 사진 속의 보이지 않는 조명을 고려해 이미지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경험’이 개입된다는 게 오 교수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주황색이나 갈색으로 칠한 바나나 그림을 본 사람들은 ‘노란색’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오 교수는 이처럼 과거의 기억이 색깔의 체험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기억색’이라고 설명했다.
색 뿐만 아니라 모든 이미지를 해석하는 과정에 ‘기억’이 개입된다. 아래 그림은 실제 뚜렷한 형태가 없지만 경험의 개인차에 따라 특정한 물체로 보인다. 오 교수는 “특정한 형태가 없거나 드레스 사진처럼 배경 정보가 부족할 경우 뇌는 ‘개인 경험’에 의지해 물체를 해석하는 경향이 심화된다”면서 “왼쪽 그림은 강아지, 오른쪽은 사람 모양으로 보게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드레스색도 마찬가지다. 오 교수는 “처음에 드레스색을 ‘흰금’으로 인식했더라도 ‘파검’으로 보려고 노력하면 어느 순간부터 두 가지 색으로 번갈아 보인다”면서 “논란이 된 드레스 사진의 색상 자체가 뚜렷한 흰색이나 파란색이 아닌 하늘색 계열인데, 이는 뇌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는 경계선에 놓인 색이다”라고 설명했다.

■색을 표현하는 방식에 개인차가 존재한다.

오 교수 연구팀은 ‘질문의 오류’도 지적했다. ‘사진 속 드레스가 파란색과 흰색 중 어떤 색으로 보이나’라고 묻지 않고 ‘드레스가 무슨 색으로 보이나’라고 주관식으로 물으면 “연보라-갈색” “연하늘-진회색” 등 다양한 응답이 나온다고 했다.
왜그럴까? 오 교수는 색은 셀 수 없이 다양한데 사람들은 몇 가지 원색 이름만으로 색을 범주화해 표현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늘을 보고 ‘파랗다’고 말한다든지 다양한 색깔의 숲을 보고 ‘초록색’이라고 말하는 것도 색 범주화 현상에 속한다.
드레스를 ‘흰금’으로 인지한 한 피실험자는 ‘파금’파와 ‘흰금’파가 실제로 본 색이 ‘옅은 파란색’ 계열로 동일했다는 점에 놀랐다고 한다. 파란색과 흰색이 주는 어감 차이 때문에 ‘파금’파는 선명한 파란색으로 본 줄 알았다는 것. 오 교수는 “사람들이 SNS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제한된 정보만으로 드레스색을 판단하다보니 논란이 커진 것 같다”면서 “사람들의 눈이 서로 다른 색을 보았다기보다는 비슷한 색을 보았지만 원색 위주로 색을 범주화해 표현하면서 ‘파란색 vs. 흰색’이라는 극명하게 엇갈린 답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각 심리학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책 <시각 심리학의 기초>나 웹 사이트 Lottolab(http://www.lottolab.org/index.asp) 또는 MIT Perceptual Science Group 홈페이지(http://persci.mit.edu/gallery)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