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엄마 그리고 아이

임성숙 2020. 6. 14. 11:19

주말이면 혼자 계시는 엄마를  찾아봐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득하다.

사실 주말이면 해야 할 일이 많기에 주말에 서울 다녀오면 일이 밀려진다.

그러나 사진을 보고 하루종일 기다리신다는 엄마의 말에 일을 덮고 서울을 향한다.

오늘은 아들도 시간이 되어 같이 엄마에게....

사귀는 여친이 주말에도 일을 해서 늦게 끝나기에 내차지가 되었다. ㅋ

 

엄마는 오늘로 밖의 출입을 못하게 된 지  11개월 16일이 되었다는 말로 나를 맞이하신다.

하루하루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과 같은 기분을 다는 모르지만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코로나가 이유가 되기 이전부터 엄마의 다리는 붓기 시작하여 걷는 것도 어려웠고

여러 번의 수술에 따른 고통과 휴유증으로 고생하는 사이, 부정적으로 변하신 엄마를 감당하기엔 때때로 힘들다.

일부러 맛나다는 화성 쌀을 사다드렸던 것인데 쌀이 이상하고 맛없다는 이야기에서

내가 사오거나 만든 음식에 대한 타박이 때로는 속상하기는 하다.

그러나 오늘은 내가 만들어준 오이지가 먹을만하다는 이야기에서

내가 가져온 과일과 야채가 맛나다는 말을 하신다.

오랜만에 온 손자(아들)가 그저 좋으신 듯 하다.

손자에게 이전에 같이 찍은 사진도 보여주시고 끝없이 이야기를 하신다.

 

울 엄마에게도 젊은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환기하고 나니 문득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느낀다.

 

대학원 졸업식때 시골에 계신 시아버님과 시어머님도 오시고 울 엄마, 아빠도 오셔서 축하해주셨던 기억이,

유치원시절의 귀여운 모습, 피아노 치던 모습이 또 새삼스럽다.

지금 이 순간도 훗날 또 아름다운 시간이리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