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147

가을이 오는 시골

며느리가 가져온 한약 예단(?)을 전해드리고자 시댁 형님네 갔다. 고추농사 지은 수확물을 처리하고 계셨다. 고추 색이 아주 아름답고 예쁘다. 형님네 사돈도 오셔서 같이 맑은 하늘 아래 말리는 것을 도와주셔서 생각보다 금방 끝났다. 조카랑 조카 아이들도 와서 마당에 수영장을 만들어 뒤늦은 여름도 즐기는 시간도 가졌다. 참외, 수박도 따다가 주셔서 먹고 밭에서 딴 고추랑 깻잎들로 반찬을 만들어주셨다. 조카가 만든 중국꽃방을 만들어주어 맛나게 먹고 나니 배가 땡땡하다. ㅋ 가을이 물씬 느껴지는 바람이 와닿는다. 나는 깻잎을 양념장을 깻잎에 넣고 쪼린다. 그런데 오늘 하시는 것을 보니 다르다. 우선 국물을 멸치, 양파 넣고 끓여서.... 양념장을 따로 만들고.... 깻잎은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다. 밭에서 난 ..

가족이야기 2021.08.22

엄마 산소 돌아보기

오원리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엄마 산소를 다니러 가자고 하였다. 비석의 아버지 제일이 잘못 되었었는데 그것이 잘 되었는지, 엄마 이름과 제일은 맞게 잘 되었는지도 확인해보자 했다. 제사는 돌아가신 날의 가장 빠른 시간, 즉 전날 저녁에 지내게 된다. 아버지 제사날이 10월1일에 지내기에 10월1일에 돌아가셨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남편이 우리 아버지께서 10월2일에 돌아가셨는데 비석의 제사일이 1일로 잘못 나와있다고 했었다. 아버지의 사망신고서까지 떼어 10월2일에 돌아가신 것이 맞으므로 비석의 제사날이 1일이 아닌 2일임을 확인했다. 1일자를 2로 바꾸려면 비석을 다시 새겨야 한다는 것을 그냥 한 일에서 한 획만 더 그으면 된다고 하여 수정하라고 하였던 것이다. 딸인 나보다 더 자세히 보고..

가족이야기 2021.08.20

결혼 예단으로 온 선물

며느리가 한의사라서 예단으로는 보약으로 한 재씩 지어주면 좋겠다는 말을 지나가는 말로 했었다 . 그랬는데 오늘 아들부부(?)가 가족별로 공진단 선물을 포장을 해왔다. (며느리네 병원은 수요일과 일요일이 쉬는 날이다. ) 그리고 유기그릇과 이불까지 가져왔다. 유기그릇은 경상남도 함양의 방자유기로 유명한 것이란다. 고맙다는 말보다 난 이런 그릇은 안 쓰는데.. 라는 말이 먼저 튀어 나왔다. 친정어머님께서 결혼할 때 유기그릇과 이불을 해드린다고 해주신 거에요. 코로나시기에 항균 작용도 있다고 한다. ㅋ 그릇이 좀 무겁고 거창해서 내가 쓸 수 있을까 의문이기는 하다. ㅋ 게다가 이불도 부피가 장난이 아니다. 두 아이들이 들고 오느라 고생했을 듯 하다. ㅎ 이 많은 짐들로 집이 또 꽉 찰 듯 하다. 사람이 사는데..

가족이야기 2021.08.18

엄마의 삼우제

코로나 4단계의 여러 가지 장애를 뚫고 엄마의 장례식을 치룬 후, 오늘 삼우제날이다. 하늘은 맑아서 다행이다 했는데 날은 아주 뜨겁게 달구는 날씨이다. 이 더운 날 장사 치루고 삼우제하는 것이 힘들겠다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를 모신 용인공원묘지는 전보다 깨끗해져서 모시는 마음이 편안하다. 아버지와 함께 합장하여 모시는 것이므로 일도 아버지 때보다 훨씬 수월하다. 관리실 안의 전망도 좋고 시원하다. 모이기로 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여 사무실 로비에서 쉬면서 전망을 본다. 엄마, 아픔이 없는 곳에서 편안하게 지내시겠지요? 시절이 4명 이상 모이는 것이 안된다 하여 공무원인 막내동생은 제만 치루고 점심도 못 먹고 갔다. 나머지 형제들과 근처의 짜장면 집에서 점심을 먹는 것으로 오늘 일정 끝. 매일 오던 엄마의..

가족이야기 2021.07.17

엄마의 장례식

20년의 병환 끝에 엄마는 세상과 이별을 하셨다. 오랜 병환을 거치면서 엄마는 세상에 대해 많이 부정적이셨다. 1남 4녀를 잘 기르시느라 고생도 많이 하고 즐거운 일만 가지고 싶으셨던 시기가 병고로 고생을 하셨으니... 그래도 엄마가 돌아가신 후의 마지막 모습은 편안하였다. 얼굴을 볼 수 없는 중환자실에서 그저 기다리기만 할 수가 없어 5인 병실을 통채로 빌려 온가족이 간병인이 되어 함께 간병을 했다. 함께 엄마와 마지막을 하였던 시간. 엄마, 엄마를 혼자 두지 않고 여기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 요양병원으로 모셔와서 좋지요? 인공호흡기로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도 의식은 끝까지 놓지 않으셨던 엄마는 눈물을 주루룩 흘리셨다. 임종을 앞두었다는 말에 온가족이 모이기를 2-3번. 마지막 기도 삽관으로 거칠..

가족이야기 2021.07.16

엄마의 요양병원 시간4

엄마가 배설이 잘 안되고 있다. 조금 전부터는 아예 소변이 나오지 않고 있다. 중환자실에서 나올 때 보였던 부종 모습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소변을 빼보기 위해 간호사를 불러 주사기의 수액을 이용하여 관 속에 넣었다 빼본다. 관속의 찌꺼기가 나온다. 이렇게 막혀서 오줌이 나오지 않으면 얼마나 괴롭겠는가? 관 아래의 관을 높이를 낮출 수 있도록 계속 아래를 눌러주고 오줌이 흐르도록 해준다. 오줌이 드디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면서 200까지 치솟던 혈압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목에서 걸그렁걸그렁 소리가 난다. 목안의 가래, 침들이 또 차고 있는 듯... 입안의 삽관안에 석션관을 넣어 석션을 한다. 엄마가 고개를 절래절래 내젓는다. 엄마, 석션을 하는 것이 너무 괴로와하시는 모습이 힘들다. 석션을 ..

가족이야기 2021.07.16

엄마의 요양병원시간3

고대 응급실을 거쳐 2주간의 중환자실, 그리고 여기 신화요양병원으로 올 때까지 이동하면서 돌아가신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엄마의 마지막을 같이 보내야지 하는 마음으로 5개의 병실을 가족방으로 빌려 엄마를 모셔왔다. 중환자실에서 나온 엄마는 우리를 보자마자 눈물을 보이셨다. 엄마가 의식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반갑고 그 눈물이 우리 형제에게 다 전달되어 같이 울었다. 엄마의 임종을 준비하라고 했었기에 사실 오늘쯤에는 엄마와 이별의 순간을 맞이할 줄 알았다. 시험기간인 오늘까지 연가를 낸 상태에서 어느 정도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엄마는 요양병원으로 이동하신 후에 놀랄 정도로 회복이 되고 있으시다. 주사기로 도배되었던 손과 발이 두 배로 퉁퉁 불어 있었는데 거의 정상 모양으로 돌아오고 새까..

가족이야기 2021.07.06

엄마의 요양병원시간2

오늘은 세째 동생이 엄마를 돌본다고 해서 집에서 있었다. 요양병원 출입은 두 명 이상 불가능하다. 그것도 우리가 병실을 5개 병상을 다 빌린 가족 병실이기에 가능한 숫자이다. 그래서 동생들도 엄마랑 교대로 대화를 나누게 하기 위해 나는 집에 머물고 있다 . 온몸이 두드려 맞은 듯 기운이 없다. 특별히 한 일도 없는데도 신경쓰는 자체가 힘든 것일까? 잠을 조금 자려고 누웠는데 잠도 오지 않는다. 형제들의 카톡방을 통해 엄마 소식을 듣는다. 수건이 필요하다. 석션할 때는 쓰는 관이 필요하다. 병원 밖 출입이 불가하니 도시락을 싸다달라. 등등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엄마 혈압이 지금 현재 위험하다. 안정되었다. 100, 80의 정상혈압까지 유지했다. 심박수가 너무 높다. 폐혈증 증세인 것인지 피가 섞여 나온다 등..

가족이야기 2021.07.05

엄마와의 요양병원 시간1

엄마가 고대구로병원 중환자실에서 이동하고 또 이틀이 지났다. 홈벤틀리를 이용한 인공호흡 기도삽관을 한 상태라 말은 못하시지만 그래도 의식이 있으셔서 의사교환은 가능하다. 환자감시장치 모니터에서 알려주는 숫자로 엄마의 상태를 짐작해보건데 그리 오래 남은 시간은 아닌 듯 하다. 낮과 밤이라는 의미도 없이 엄마는 깨어있는 상태와 수면상태를 반복하고 있으시다. 5개의 병실을 몽땅 대여하여 우리 가족만 쓸 수 있게 하여 가족 두 명이 교대로 병실을 지키게 해줄 수 있어 그나마 엄마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 있다. 엄마. 깼어요? 지금은 새벽 3시야. 중환자실은 엄마 혼자서 싸워야 해서 여기 엄마와 같이 있을 수 있는 병원으로 이동했어. 처음 올 때 엄마 혈압이 엄청 낮았는데 지금은 좋아졌어. 지금 현재는 80 정도까..

가족이야기 2021.07.03

엄마의 요양병원 이송

119를 타고 고대구로병원으로 이동한 지 2주째. 중환자실에 계시다보니 얼굴을 전혀 볼 수가 없었다. 병원을 그리도 싫어하던 엄마가 중환자실에서 사람 송장처럼 고립되어 있는 시간. 연명치료로 들어가며 임종도 얼굴도 못 보고 맞이할 거 같은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가족실이 있는 요양병원으로 이송하기로 하였다. 고대 구로병원 근처에 있는 신화요양병원으로.... 5개의 병실을 모두 한꺼번에 잡아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가지기로 하였다. 의사는 아침에 패혈증을 보이셔서 가다가 돌아가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혈액 속 염증수치도 엄청 높아졌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순간 망설였다. 동생이 염증치료라도 하고 이동하자는 말에 또 망설여졌다. 치료가 되는 것이고 그냥 며칠 더 연장할 수 있는..

가족이야기 2021.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