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방

퇴직 준비

임성숙 2023. 12. 28. 19:28

겨울이 되면서 출근하는 길이 아직 어둡다. 

출근하는 길인 영흥공원을 가로질러 가면서 새벽을 만난다. 

퇴직을 앞두면서 곳곳에 몰랐던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게 된다. 

빨간불에 잠시 정차하는 길 곳곳에서 핸드폰 카메라를 켜게 된다. 

학교 근처 삼성전자 앞에 또 정차. 

환하게 비추는 달을 본다. 

 

그동안은 과학실 안에서만 세상을 보았었다.

퇴직을 하면서 이제 과학실 너머의 세상을 함께 볼 것이다. 

마침 퇴직을 하면서 바로 미래학교자치연구소 기획국장으로 일하게 되었다.

내가 볼 수 있는 세상을 좀 더 멀리 좀 더 넓게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설레게 된다.

 

1월5일 종업식겸 졸업식

오늘은 수업 후, 과학실 정리를 하고 청소를 했다.

40년간의 흔적이 이렇게 많던가?

책들을 버리고 버려도 또 엄청나게 많다. 

내가 만든 책들만 추리고 추려서 정리하는데도 5박스가 된다. 

차 트렁크, 안에 넣고 넣으니 허리가 휘어진다. ㅋㅋ

 

점심 시간에 진로부 샘들과 학교 근처를 산책했다. 

원천천 곳곳에 먹이를 찾아 헤매는 물새들을 본다. 

울 학교 근처 곳곳이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잊고 있었던 내가 가졌던 것들을 또 생각한다. 

 

과학실 곳곳에 남아있는 내 실험자료들. 

울 학교에는 수석교사가 배정되지 않을 예정으로 남겨놓아보아야 쓰레기. 

치우고 치워도 또 나온다.

빗자루질을 하고 걸레질까지 마치고 나니 퇴근시간이 훌쩍 넘었다. 

집안으로 짐을 옮기는데 남편에게 SOS~

간신히 들여놓고 김밥으로 저녁을 때웠다. ㅋ

 

1월5일 오후에는 그동안 나를 있게 해준

신과수샘 포함, 학교 샘들과 가족, 친구들, 동문들을 초대하여 파티를 하려고 한다. 

동생, 동료수석님이 축가도 불러주고 공연도 해주기로 하였다. 

생각보다 많은 110명 정도의 인원이 함께 해주기로 하였다. 

참으로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을 한다.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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