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탓일까 몸이 무겁고 피곤하다.
꿈 속에 엄마가 아프다고 우시는 모습을 보았다. 일주일째 가보지 못했는데 전화걸기도 무섭다.
엄마를 만나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나름 맛난 반찬을 해드려도 한 젓가락도 안 드신다. 본인이 만들고 본인이 확인한 음식만 들고자 한다. (외식은 당연히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병원에 반찬뿐 아니라 밥까지 해가지고 가야 한다.) 요즘 같은 폭염에 에어컨 사기를 거부하시다가 꼬시고 꼬셔서 에어컨을 구입했더니 취소하라고 난리셔서 결국 에어컨도 들이지 못했다. 엄마, 엄마 생각만 하지 말고 엄마집에 오는 다른 사람들 생각해서라도 에어컨 사자구요. 하고 말해도 소용이 없었다.
나는 시원한 에어컨 속에서 있는데 더운 열탕 속에서 있을 엄마, 그리고 엄마 간병인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엄마 생각에는 자식들 돈 들어가고 고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으리라. 하지만 도대체 점점 더 자기 고집이 커지고 자식들 말을 들으시지 않는다.
엄마는 지금 큰 병원에 가야 한다. 총체적 난국을 가진 지금의 엄마 몸. 그러나 엄마는 병원 가기를 거부하고 있다.
의사를 믿지 못하고, 사람들을 믿지 못한다. 엄마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동생은 그것도 치매의 시작이라는 말을 한다. 자신이 가장 어려운 시기가 생각나며 그때로 돌아가서 힘들었던 시기를 되새기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최악의 순간에서도 긍정적이 될 수 있을까? 를 생각하면서 엄마를 이해하고자 한다. 그러나 나는 엄마와 대화하기가 너무 힘들어진다. 했던 이야기하고 또하시는 무의미한 이야기가 너무 힘들다. 의사들에 대한 원망, 간병인에 대한 불만, 우리들에 대한 불만, 이웃들에 대한 불망.... 엄마를 변화하게 한 상황들이 도대체 무엇일까?
허리가 아팠을 때, 눈도 아팠을 때, 또다른 어려움을 겪을 때, 나는 내게 물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지나가리라. 그래. 지나가리라 믿는 것이었다. 그리고 고통이 주는 또다른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엄마는 내 고통과는 또다른 해결이 어려운 일로 나를 힘들게 한다. 이 또한 지나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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