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한 지 32번째 기념일이다.
만난지 두 달만에 결혼을 하고 또 바로 아이를 가져 그 아이가 32살이 되었으니 오랜 시간을 같이 살았다.
평생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말에 정말 엉겁결에 결혼을 하여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아이를 가졌으니 제대로 연애도 못하고 결혼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긴 시간을 같이 하면서 서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아이를 낳고 기르고 시아버지, 아버지의 상을 치루고, 아즈버님의 상을 치루고
그리고 허리디스크로 고생하고 수술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남편이 직장을 몇 번 옮기고 몸이 아픈 적도 있었다.
좋았던 시간,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더 가까운 관계가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연금이 나오는 나이가 되었고, 일주일에 1-2번 강의 이외에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는 남편.
자연을 좋아해 전원주택에서 농사도 짓고 그 농사물을 나눌 줄 아는 여유를 가지고 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제 아이는 3년간의 법무관시절을 마치고 취업을 앞두고 있다.
우리 부부가 함께 한 시간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지금 남편은 강의를 가서 혼자 집에서 잠도 자고 쉬고 있다.
며칠을 전원주택에서 놀고, 매직사이언스 모임에 엄마네 집까지 다녀오고 나니 몸이 피곤했었던 것 같다.
엄마랑 만나서는 사실 내가 할 일이 많지 않다.
열심히 음식을 만들어 드리면 내가 만든 것은 엄마 입에 맞지 않으시다고 하고 언제 음식을 해달라고 했느냐 옆에서 얼굴도 보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 하신다. 옆에 앉아 있으면 동생에 대한 불만, 옆집 분에 대한 불만 불만 그런 것들을 하고 또 하신다.
동생들이 돌아가면서 하루씩 와서 저녁 좀 차려주면 얼마나 좋겠느냐.
1주일에 한 번 엄마에게 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엄마 당분간이라도 동생네집이나 우리집에 계시자.
너네 집이나 동생 승환이네 집에 가서 뭐하냐고 거기서도 혼자 있을 것인데 하신다.
그래도 저녁을 차려드릴 수 있지요? 이야기가 또 겉돈다.
사람이 살면서 할 일이 많기는 하다. ㅋ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살아있는 이유도 되니 행복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결혼기념일에 나는 어제 만들다 만 열기관을 만들었다. 뜨거운 물의 열에 의해 피스톤 운동을 하고
그 상하운동에 의해 터빈을 돌게 하는 원리를 알아보는 실험도구이다.
시간이 많이 드는 것에 비해 과학적 원리 학습효과는 미지수이기는 하지만 고민해보고 실험해보는 시간이 즐겁다.
이런 시간들 때문에 학교를 명퇴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남편은 행정학과 출신이긴 하지만 나보다 훨씬 더 공학적 기질이 있다.
사물을 무심히 보지 않고 불편한 것을 편리하게 한다.
새로 사온 물병이 돌리면 물이 나오는데 그 물구멍을 주전자 꼭지와 맞추기가 어려워 빙빙 돌리게 되어 불편했다.
그 주전자 뚜껑에 사포를 이용하여 물 꼭지 표시를 금방 만들었다.
한결 편리하다. ㅎ
나는 이과 출신이지만 문과적 성향이 있다면 남편은 문과 출신이지만 이과 성향이 있는 듯....
남편이 만든 물꼭지 표시가 있는 주전자로 편하게 물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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