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2020년 코로나 속의 추석

임성숙 2020. 9. 30. 20:18

추석이후에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수 있다고 고향찾지 않기를 권고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우리 시댁은 집에서 20-30분 거리에 있는 곳으로 평소에도 자주 찾는 곳인데 새삼스럽게 가지 않는다는 것도 좀 그렇다. 그리고 혼자 있는 엄마에게 안 가본다는 것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결국 우리는 시댁도 가고 친정도 가기로 한다.

날도 좋고 오랜만에 만나 식구들과의 시간은 행복한 시간이다.

함께 음식도 만들고 나누고 그동안의 이야기도 듣는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낭만이 사라질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형님네 마당에 천막을 세우고 거기서 명절음식을 만들기로 한다.

 

자전거를 타고 잘 운전해서 다니는 손자들을 보는 것도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형님 손자- 내 손자들의 귀여운 모습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허리 굽으신 우리 시어머님도 아직도 건강하게 농사도 지으시면서 우리옆에 계셔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증손자들을 보면서 환한 웃음을 지으신다.

명절음식으로 만드는 녹두 빈대떡은 정말 맛나다.

나는 안에서 잡채거리를 만들었다.

 

 

 

음식 거리 만들기가 일찍 끝이 나  형님과 뒷산에서 밤 줍기를 나섰다.

나무 사이를 걷다보면 툭툭 밤송아리가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형님은 풀잎에 떨어진 밤송이들을 금방금방 줏으신다.

우아~ 곳곳이 보물밭이다. ㅋ

 

형님댁과 오솔길 하나 넘으면 형님 사돈댁 밭이 있다.

친구처럼 음식도 나누고 대화도 나누는 사돈과의 관계는 부러운 느낌이다.

 

형님 사돈은 강아지를 너무 이뻐하셔서 강아지랑 하루종일을 같이 하신다.

손자들의 재롱 보기도 재미나다.

작년에 돌아가신 시아주버님과 함께 시아버님을 함께 모신 가족묘...

나중에 우리 부부도 함께 묻힐 곳이다.

시댁식구들과의 시간을 보낸 후, 친정식구들이 우리 집에 모인다.

친정식구들이 오기 전에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길에 오른다.

우리 동네 공원에는 짐버리같은 놀이기구가 생겼다. 재미나다. ㅎ

 

 

오후에는 동생들과의 시간...

오랜만에 만난 조카들도 반갑다.

엄마가 아프신 이후로는 잘 만나게 되지 못한다.

가족이라는 말 자체가 감사한 존재들이다.

 

조카가 델고 온 강아지랑 우리 강아지랑 노니 강아지 좋아하는 울 아들은 기분이 좋다. ㅎ

반려견 인구가 늘었다고 할 때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우리집만도 5형제 중에서 4명이 다 반려견을 데리고 있다.

울 강아지가 똑똑하지는 못하지만 젤로 귀엽다.

사람도 저렇게 똑똑하지 않아도 앉아, 일어나 한 마디만 이해할 수 있어도 손뼉치고 좋아해주는 그런 마음이 필요할 듯....

 

다음날은 혼자 계시는 친정엄마네 집에서 보낸다.

오랜 병으로 말하시는 대부분이 부정적이시고 불평이 대부분이시지만

그래도 아직은 정신이 정상이시고, 불편하시기는 하지만 움직이실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추석 보름달은 날이 갑자기 흐려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달은 구름 속에서도 그 자태를 흐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