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K.
나는 그 친구가 무척 좋아서 쫓아다녔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 의식도 강하고 시도 잘 쓰고 글씨도 멋지게 쓰는 친구는 존재 자체로 멋진 친구였다.
그 친구는 다소 일찍 결혼을 한데다가 나보다 일찍 교사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나는 수원, 친구는 서울서 가정을 가지게 되면서 얼굴 보기가 쉽지 않았다.
만나는 시간이 적으니 서로에 대한 이해가 적어서 그런가
학교 다닐 때와는 달리 만날 때마다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헤어지게 되었다.
별거 아닌 것 가지고 서로 이해하기 보다는 막말을 쉽게 해대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다 오늘 정말 별거 아닌 것으로 시작해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이 되었다.
오늘 개학이라 컨디션을 좋게 하고 가려고 했는데 한밤중에 카톡으로 시작해 막말 전화까지....
아직도 고등학교 시절이라면 화해할 수도 있으련만 나도 그 친구도 이제 서로 전화하지 못할 수준에까지.....
아들의 오피스텔을 이사하다보니 친구의 집이 송파에 있던 것이 생각나 미리 전화를 걸었다.
시간되면 점심 또는 차라도 한 잔 하자고..... 자기도 점심 때밖에는 시간이 안되서 오면 전화하라고 했다.
이야기의 오해가 있었던 것인지 이 친구는 다른 날을 생각했었다고 한다.
나는 내일 개학이라고 했으니 당연히 아들네 집 근처 갔다가 얼굴 보자고 했으니 다른 약속 없이 나랑 만나주겠거니 했다.
그리고 친구에게 아들 이사로 송파에 와있다고 메세지를 보내도 답이 없었다.
그냥 우리식구들끼리 점심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돌아오는 내내 전화 한 번 안해주는 친구가 너무 섭섭해졌다.
발단은 거기서부터 시작을 했는데....
그동안 섭섭했던 이야기가 터져나오면서 다시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느낌이었다.
친구라 하더라도 아니 친구이기에 지켜야 할 선이 있고 우선은 상대방이야기에 공감해줄 수 있어야 하는데...
나도 부족했지만 k도 다시는 만나지 못할 선을 넘은 느낌이었다.
독일여행때도 느꼈지만 사람관계가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나랑 같지 않다는 것. 당연하면서도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친구라는 관계가 아주 사소한 것 하나에도 금방 끊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우울하다.
그 친구가 아니더라도 나는 또 다른 사람과 만날 것이고 또 금방 잊어버릴 것을 알기에 더 우울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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