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동생이 선물해주었던 애슐리 전자상품권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외식을 하기로 하였다 .
코로나 시대에 외식하기가 꺼려지기도 한데다 남편이 외식 자체를 썩 즐기지 않기에 오랜만에 하는 외식이었다.
누가 올까 싶었지만 사람은 많았다. 발열체크를 하고 출입인증을 하고 나니 대기팀이 앞에 3팀 있어 기다렸다.
다행히 거리 띄우기 상태라 6자리 테이블을 우리 두명이서 차지하고 음식을 먹었다.
200가지 종류의 음식을 놓고 먹으려니 6접시를 가져다 먹어 살이 마구마구 찌는 느낌이다.
고구마 피자도 조금, 스파케티도 아주 조금, 고기도 조금, 조금조금씩 가져다 먹었는데도 나중에 포화상태가 된다.
남편과 나는 피부과에서 기미, 각종 피부 트러블을 해결하고 약간은 지저분한 얼굴로 왔었다.
레이저로 지진 남편 얼굴을 보면서 음식을 먹고 있자니 웃음이 난다.
나이가 들수록 곳곳에서 늙음의 흔적이 나타난다.
그걸 부정하면서 살자니 별짓을 다하는 듯.. . .
그래도 이렇게 늙을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얼마 전 수원수석교사가 갑작스런 상 소식을 전했고, 지난 여름에는 같은 학교 동료도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두 분다 나랑 비슷한 나이이고 돌아가시기 전에 만나기도 하고 차도 마시며 이야기도 한 탓인지 충격이 컸었다.
어느날 갑자기 볼 수 없다는 사실은 평범한 것이면서도 새삼 나의 미래, 죽음에 대해서도 인지하게 된다.
지금 연연해하고 욕심내는 것들.
죽기 바로 전까지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지금 내가 소유하고 즐기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기자 하는 생각을 한다.
남편, 내 옆에 지금 있어주어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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